카드사 1000억 출자해 불법복제 막게 MS서 IC로 전환 지원…밴 사업자 3곳 선정에 기존 밴사들 고객 끊길까 非협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영세가맹점의 MS(마그네틱) 단말기를 IC(직접회로) 단말기로 교체하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국내 8개 카드사가 1000억원을 출자해 연 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단말기를 무료로 교체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신금융협회는 전환 작업을 진행할 밴(VAN) 사업자 3곳을 지난 6월 선정했다. 하지만 다른 밴사들이 독자적인 교체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지난달 31일 영세가맹점의 MS단말기를 IC단말기로 처음 교체한데 이어 현재까지 4000여곳의 단말기 교체를 완료했다. 금결원 관계자는 "8월 들어 금결원이 관리하고 있던 영세가맹점부터 먼저 신청서를 받아 교체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스마트카드·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단말기를 교체할 방침이다.MS단말기는 IC단말기보다 카드 복제가 쉬워 범죄에 노출돼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불법 복제된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다가 카드사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에 적발된 건수는 올 상반기에 4만4686건에 달했다. 적발 건수는 지난 2012년 4만1714건, 2013년 5만16건, 2014년 5만5864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불법복제를 차단하기 위해 2017년까지 모든 가맹점의 MS단말기를 IC단말기로 교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말기 교체에는 수십만원의 비용이 발생해 영세가맹점들은 교체에 부담을 느껴왔다.이들 3개사가 관리하는 영세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10% 정도다. 나머지 90%는 나이스정보통신·한국정보통신·한국사이버결제 등 12곳이 관리하고 있다. 이들 12곳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가맹점 리스트를 협회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독자적으로 단말기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맹점 리스트를 받아야 단말기를 교체해줄 수 있는데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12개 밴사가 협회에 가맹점 리스트를 주지 않는 것은 시장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밴사는 카드결제를 대행해주고 카드사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는데 평균 113원 정도다. 가맹점이 많을수록 밴사의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다. MS단말기에서 IC단말기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밴사가 바뀔 수도 있다. 12개 밴사가 자신들이 관리하는 가맹점의 단말기를 독자적으로 바꾸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영세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약 70%로 180만여개에 달한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 관계자는 "협회의 사업자 선정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우리가 관리하는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자체 프로모션을 통해 저렴하게 IC단말기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카드사들은 협회와 12개 밴사간 갈등보다 밴 수수료가 얼마나 인하될 것인가가 더 관심사다. 사업자로 선정된 3개 밴사는 IC단말기로 교체한 뒤 수수료를 40~50원으로 낮출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독자적으로 단말기 교체를 진행하는 12개 밴사들도 수수료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다.카 드업계 관계자는 "보안성 측면에서는 하루 빨리 단말기 교체가 이뤄져야 하는데 수수료도 어떻게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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