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화폐가치 액면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미노네이션(re-denomination, 화폐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총재는 17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이 "달러대비 환율이 네자리수를 쓰는 나라가 거의 없다. 우리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숫자크기가 많다"며 필요성을 묻자 "공감한다"고 답변했다.이 총재는 다만 화폐개혁을 단기간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리디미노네이션은 거래 편의성을 도모하고 경제력에 맞는 원화화폐 위상을 높이는 장점도 있지만 새로운 화폐발행에 따른 국민들의 불편, 물가상승 압력, 경제주체 불안감 조성 등의 단점도 있다"며 "장단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 자금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사전에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좁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외국인 투자자금은 지금도 3개월째 줄어들고 있다"며 "자금유출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리만으로 이를 커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이 총재는 "경제 기초여건과 외환건전성을 고려할 때 (금리 차와 관련해) 어느 정도 감내할 수준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그 기간이 (미국 금리 인상 시점으로부터 ) 3개월 뒤냐 6개월 뒤냐는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날 야권 의원들은 주로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질책을 많이 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은 "금리인하 부정적 측면을 누구보다 잘아는 총재가 올해 두차례 금리를 더 내리면서 정부의 소위 '빚내서 경기활성화' 정책에 동조한 이유가 무엇인지. 기본적인 소신이 덮힌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그동안 4차례 금리인하에도 실물경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은 한은이 독립성고 전문성을 포기했고 세계시장 흐름과 거꾸로 가는 정책을 했기 때문"이라고 질책했다.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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