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그림자규제부터 손보기…건전성, 영업활동 등 차례로 발표
임종룡 금융위원장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지난 3월 취임시 '금융개혁'을 소명으로 선언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마부작침(磨斧作針)' 마음가짐으로 '규제개혁'에 나선다. 국내외 리스크로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꾸준히 노력해 금융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올 하반기 역점사업을 '규제개혁'으로 잡고 다음달부터 그림자규제를 주제로 한 각종 규제완화안을 내놓는다. 그림자 규제는 금융위나 금융감독원의 유권해석이나 창구 지도 등 법령은 아니지만 금융사나 기업에 법규 못지 않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실상의 규제를 의미한다. 금융권의 금리 정책이나 수수료ㆍ배당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이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이같은 그림자 규제를 최소화시키면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식의 자기검열이 줄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부터는 건전성ㆍ영업활동ㆍ시장질서 규제 개혁 등을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다. 매달 한 테마에 맞는 규제완화를 통해 취임 일성인 '금융개혁'을 완성하겠다는 게 임 위원장의 구상이다. 난관도 적지 않다. 불안한 국내외 금융시장이 임 위원장의 규제개혁 행보의 최대 걸림돌이다. 당장 중국발 금융쇼크로 신흥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전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의 주가 폭락 쇼크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시장도 요동친다. 금융시장의 불안도가 커지면서 규제완화 카드 보다는 되레 규제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인 된 것이다.작년 초 신용카드 정보유출 당시에도 그랬다. 당시 NH금융지주 회장이었던 임 위원장은 "중징계를 받더라도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정보 규제 강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며 어떻게든 규제강화는 막아보자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사의 1억400만건의 정보유출 사태를 계기로 금융업체의 고객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 수준을 대폭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식별정보는 물론 비식별정보도 일일이 정보 주체에게 동의를 받고 보호와 관리를 엄격화하는 규제들이 쏟아졌다. 그 바람에 계열사간 정보교환이 막혔고, 계열사를 아우리는 지주사의 거시적인 사업 전략도 발목이 잡혔다. 특히 비식별정보 관련 규제는 핀테크 산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규제개혁을 하반기 역점사업으로 삼고 있는 임 위원장이 최근 금융업계 CEO를 만날 때 마다 "사고만 치지 말아 달라"며 신신상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임 위원장은 "금융회사에서 사고가 안 날 수 있겠냐"면서 "한번 규제가 생기면 돌이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잘 참고 인내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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