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재계 서열 2위 현대차그룹이 11일 임금피크제 도입을 선언하면서 대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중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사측에서 임금피크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지만 다른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그룹 차원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최근 노동 개혁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 천명에 따라 현대차그룹도 청년 고용 확대 등을 위한 후속 조치로 임금피크제 전 계열사 도입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계열사별로 각기 다른 현재 정년 연한을 60세로 일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정년연장에 대한 인건비 추가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청년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년을 앞둔 종업원들을 위해 재취업 및 창업 프로그램, 자기계발, 노후 대비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등 종업원들의 정년퇴직 후 안정적인 삶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별로 근로자대표(노동조합 등)와 적용 범위 및 방식에 대해 협의를 시작하고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 추진함과 동시에 추가로 연간 1천개 이상의 청년고용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으로 산업계 전반에 임금피크제 도입 논의는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피크제는 이미 30대 그룹 계열사의 절반 가까이 도입한 상태다.고용노동부가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를 조사한 결과 378개 기업 중 47%(177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하지 않은 그룹 계열사도 내년 정년 60세 의무화를 맞아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자산총액 기준 1∼15위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현대중공업, GS, 농협, 한진, 한화, KT, 두산, 신세계, CJ)은 계열사 275개 중 55%(151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전 계열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으며 시행시기를 법 시행일(2016년ㆍ2017년)에 따라 단계적 시행할 예정이다. LG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아직 도입 전인 일부 무노조 계열사도 하반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SK그룹의 경우 다수의 계열사가 고령자법 개정 전부터 이미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었으며, 정년 60세 미만인 회사는 고령자법 개정을 전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일부 계열사는 하반기 임ㆍ단협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주요 계열사가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에 있으며, 나머지 계열사도 하반기 노사협의를 통해 내년부터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GS그룹의 경우 GS칼텍스 등 주요 계열사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타 대부분의 계열사들도 정년 60세 연장에 따라 단계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각 계열사의 입장ㆍ상황을 고려하여 계열사별로 임금피크제 도입여부를 검토 중이다.한진그룹의 경우 원만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지난 3월 대한항공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16개소) 모두 정년연장과 동시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 신세계그룹은 법시행 이전이 지난 3월 정년을 60세로 조기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함으로써 실질적 고용안정을 실현했다. 아울러 비누적식 연봉제에서 누적식 연봉제로 임금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고과등급이 전년대비 하락하더라도 연봉이 삭감되지 않아 임금 안정화도 꾀할수 있게 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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