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용사, 한달만에 주식편입비중 축소…스팍스운용, 7월초 90.14%→8월초 77.03%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금리인상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산운용사들이 현금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금리인상 이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을 던지며 하락장에 베팅하는 모습이다.5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사가 운용하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주식편입비중은 지난 3일 기준 95.21%를 기록했다. 7월1일(96.25%) 대비 1.04%포인트 줄어든 수준으로 올 들어 감소폭이 가장 크다.7월초만 해도 주식형펀드 평균 주식 비중은 96.25%로 전월 대비 0.84%포인트 늘었지만 한달만에 주식시장을 놓고 운용사들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운용사별로는 일본계 스팍스자산운용이 주식 비중을 7월1일 90.14%에서 지난 3일 77.03%로 한달여만에 13.11%포인트나 낮췄다. 대형 운용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외한 5곳 모두 주식 비중을 줄였다. 삼성자산운용은 96.04%에서 93.69%로 2.35%포인트 줄였고 한화자산운용은 2.06%포인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26%포인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0.71%포인트, KB자산운용은 0.7%포인트 축소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만 97.86%에서 98.1%로 소폭 확대했다.운용사가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은 최근 기업 실적 부진, 외국인 자금 이탈, 중국 증시 급락 여파 등으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 위해서다. 코스피 지수는 7월 한달간 3.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1.39%를 기록했다.앞으로 남은 가장 큰 리스크는 다음달께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놓고 '제한적'이라는 의견과 '악재'라는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운용사들의 주식 비중 축소는 코스피 지수와 관련해 비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특히 연초후 제약·바이오주, 화장품주 등 중소형주 급등으로 높은 성과를 낸 30대의 젊은 펀드매니저들은 지난 한달간 조정장을 경험한 후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내다파는 등 포트폴리오를 조정중이다. 주식운용본부장(CIO)들도 리스크 관리를 지시하고 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연초후 급등했던 제약·바이오주 급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지면서 지난 한달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며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또 한차례 조정이 올 수 있어 현금 비중을 크게 늘려놨고, 펀드 운용도 수익률 방어 위주의 보수적인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