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해킹정국…野 '공세 강화' VS '전략 수정' 고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에 대한 각종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뚜렷한 증거자료나 정황이 없는 데다 오는 6일 예정된 국정원·전문가 간담회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새정치연합은 지난 달 31일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이병호 국정원장 등을 추가 고발한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은 ▲이병호 국정원장 등(국정원 직원일동 성명서 작성 관계자)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 ▲국정원 기술연구개발단 전·현직 연구개발원, 팀장, 처장, 단장, 국장 등이다.새정치연합은 지난 19일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로 발표한 공동성명이 국정원법에 위배된다며 이 원장을 비롯해 성명 작성 관계자들도 고발했다. 당시 성명을 발표한 국정원 직원들이 집단행위 금지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했다.최고위원들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임 과장이 숨진 채 발견된 승용차) 마티즈는 지난 22일이 아닌 임 과장 사망 이튿날인 19일 폐차됐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폐차 주체는 가족이 아니라 오랜 기간 국정원과 거래한 타이어업체, 즉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의 중요 증거물인 마티즈가 어떻게 수사도 끝나기도 전에 경찰의 지휘나 허락 없이 폐차될 수 있느냐"라며 통상적 수사절차와 가족의 결정에 따라 폐차가 이뤄졌다는 경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에서 유출된 국정원 이메일에 언급된 '보스', 'she'가 각각 국정원 상관 및 구매 담당자로 추론된다며 "윗선을 숨기려고 모든 행위를 죽은 사람에 전가한다는 의심이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당내에서는 무작정 여론전을 끌고 가기에는 동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정원 댓글사건, NLL(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 등 논란이 지속됐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데다 총·대선을 앞두고 '안보' 이슈만 강조할 수 없어서다.새정치연합 한 재선 의원은 "과거 경험에서 보듯이 국정원과의 싸움에선 정보의 한계 때문에 늘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면서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드러낼 수 있는 경제 분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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