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업 조종사들 '불행하고 피곤해 이직하고 싶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하늘을 나는 꿈의 직업 항공사 조종사들이 실제로는 불행하고 피곤하다고 느끼며 상당수는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항공사인 모 회사 조종사 노조는 지난 6월 체결된 2014년 임금협상을 위해 조합원(기장 86명, 부기장 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무만족도 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먼저 기장(34.9%)들은 조종사로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으며 행복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부분은 이직(37.2%)을 고려하고 있으며 높은 연봉을 받는 항공사로 옮길 수 있다(36%)고 판단했다. 만약 50대 초반의 기장이라고 가정한다면(복수 선택) 기장 10명 중 7명(70.9%)은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항공사로 이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장들은 근무 여건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기장들은 조종사들의 매니저나 보직자들이 권위적이며 처벌 위주의 마인드를 가졌다(45.3%)고 답했으며 회사 인재경영상 '10년 장기 정책'이 부족하다(46.5%)고 판단했다. 기장들은 조종사들의 현안을 해결해야할 최고 결정자로 회장 또는 본부 임원(70.9%)을 주로 택했다. 노조는 이어 회장이 비행시 피로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조종사는 1박3일, 객실 승무원은 2박4일의 스케줄을 지시했을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응답자의 절반(50%)은 "적어도 회장의 지시는 아니며 담당자의 눈치보기식 결정"이라고 답했다. 다만 나머지 41.9%는 "회장의 지시다"라고 답해 의견이 갈렸다. 기장들은 스케줄 피로도가 높은 편이라며 피로의 의미를 묻는 질문(복수 선택)에 대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면 비행 자체가 부담된다', '개인의 피로 임계치가 다른 만큼 임계치를 넘지 않는 선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답을 주로 택했다. 상황은 부기장들도 비슷했다. 특히 부기장들은 10명 중 7명 이상이 아주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75.6%)고 답했다. 다만 이직시 높은 연봉(35.4%) 뿐만 아니라 직무 만족도를 고려하겠다(39%)는 대답이 많았다. 또 회사의 매니저나 보직자는 권위적이며 회사 자체적으로 장기 플랜이 없어 사람마다 분위기가 다르다는 답변이 지배적이라는 점도 기장들과 같았다. 만약 50대 초반의 기장이라면 어떤 경우 이직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복수 선택)에도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항공사로 바로 이직할 것(58.5%), 정년 60세 이전의 비행휴의 단축 등 근로조건에 분리한 조건이 붙는다면 이직할 것(48.8%)으로 나뉘었다. 이직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기장들 처럼 연봉을 고려하겠지만 직무 만족도가 높은 곳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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