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기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존 리는 흔히 대표들이 타는 으리으리한 '검은 세단'이 없다. 회사에선 대표지만 길에 나서면 여느 직장인들과 같은 모습의 '뚜벅이' 신분이다. 우리나라 같이 교통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에서 무슨 차가 필요 하느냐는 목소리다. 차 살 돈으로 주식을 사는 게 훨씬 낫다는 주장이다. 존 리는 "요새 청년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차를 사는 경우가 많다. 차 살 돈으로 주식에 투자한 사람과 차에 투자한 사람은 5~10년 뒤 부의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푼 두푼 아껴 주식에 투자해야만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다소 센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은퇴 후에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으름장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맥주 마시는 데 쓸 돈으로 맥주 회사 주식을 사면 된다는 설명이다. 저녁마다 휴일마다 식당과 술집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내 돈을 불려주는데 이것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이 어디에 있겠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적어도 매달 월급의 5~10%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없어도 되는 돈을 주식에 붓고 10년간 없는 돈 셈 치라'는 얘기다. 이 기본만 잘 지키면 누구나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낄 땐 아끼지만 쓸 땐 확실히 쓴다. 존 리는 펀드 운용보수의 5% 정도를 떼 대학생 장학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메리츠코리아스몰캡펀드가 출시 한달만에 1500억원 가까운 뭉칫돈을 끌어 모은 것을 감안하면 장학금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공헌 활동을 장학사업으로 결정한데는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미국 유학생활을 이어갔던 경험에서 시작됐다. 그는 연세대를 자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연세대의 약 20배에 이르던 뉴욕대 학비를 장학금을 받아 마련했다. 한국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회사의 운용철학이 사회공헌 활동에도 그대로 반영된다는 의의도 있다. 존 리는 "학업을 이어가게 도와주는 한편 젊을 때부터 주식투자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