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5일 '5대 경영쇄신안' 발표 직전, 경영부실의 책임을 물어 포스코P&S와 포스코엠텍 등 계열사 대표 5명을 포함해 그룹 내 임원 25명을 경질했다. 권 회장이 이날 직접 발표한 경영쇄신안을 곧바로 실행해 옮기는 동시에 이번 쇄신안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흔들림없이 추진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내 '권오준식(式) 경영쇄신'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권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국내 계열사 절반 축소, 투자실명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 중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킨 지 두 달 만에 내 놓은 대책이다. 권 회장은 쇄신안에 경영 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인적 경쟁력 제고, 불투명한 거래 관행 개선, 윤리경영 강화 등의 '5대 경영쇄신안'을 담았다.권 회장은 쇄신안 중 '경영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를 가장 강조했다. 투자사업에 대해 제안과 검토, 승인 담당자들을 명시하는 투자실명제를 도입해 투자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등 투자 관련 공과에 대해 상벌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권 회장의 이 같은 방침은 경영에 곧바로 반영됐다. 권 회장은 이날 투자 실패와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물어 포스코P&S 대표와 포스코엠텍 대표를 비롯해 SNNC, 포항스틸러스, 포스코AST 등 5개 계열사 대표, 포스코건설 임원 등 25명을 퇴직시키고 18명에 대해선 정직ㆍ감봉 징계 처분하는 등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쇄신안 발표 당일 오전에 일부 임원에게 퇴직 처분이 통보될 만큼 인사가 급박하게 이뤄졌다.또한 권 회장은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실 계열사와 해외사업을 대폭 정리하고 포스코 전체 사업은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ㆍ에너지ㆍ인프라ㆍ트레이딩 등 4개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까지 부실 계열사를 중심으로 국내 계열사 48개(올해 6월 말 기준)를 22개로 줄이기로 했다. 계열사 축소 또한 이미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졌다. 권 회장은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계열사 정리건들이 상당하다"며 "연말까지 10개 이상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30건 정도의 구조조정을 생각했었는데 1년반 동안 31건을 추진했다"며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는데 기업 자체를 정리하는 부분에서 조금 늦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사업 실적이 부진한 국외 계열사도 30% 가량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외 계열사는 181개다.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역량 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우려를 사고 있는 순혈주의를 타파해 나가기로 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6월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장을 포스코ICT 대표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달엔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을 포스코기술투자 대표로 선임하는 등 외부인사 영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금품수수, 횡령, 성희롱, 정보조작 등 4가지 비윤리 행위는 지위고하와 경중을 따지지 않고 한번 위반으로 즉각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권 회장은 쇄신안 발표 직후 "저를 포함한 모든 포스코 임직원들은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새로 창업하는 자세로 돌아가겠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변화시켜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까지는 또 다른 반세기를 시작하는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그룹 임원들은 16일 오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대대적인 경영쇄신 실천 다짐대회를 개최한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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