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라는 중국, 불안해하는 세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조목인 기자]중국 경제가 올해 2분기 7%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 목표에는 부합했어도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은 안도했지만 지켜보는 세계는 불안하기만 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5일(미국시간) 국무원 회의에서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적표에 대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상황이 안정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세제·금융시장 개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리 총리 외에도 중국 경제에 대한 내부의 평가는 대체로 낙관적이다. 성라이윈(盛來運)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외신 기자들에게 "적극적인 정부 정책 지원으로 2분기 경제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도 언론을 통해 "중국 경제와 증시 상황은 아무런 문제없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중국 경제와 증시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외부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그러나 중국 경제에 대한 외부 평가는 다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책·경제·증시 3박자가 불협화음을 내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외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이후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제가 효과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발표한 1043건의 경제살리기 민관 협력 프로젝트 가운데 고작 10% 만이 진행될 정도로 정책의 이행 속도도 더디다고 지적했다. 중국 2분기 성장률이 7% 밑으로 붕괴되지 않은 것은 주식시장이 경제 펀더멘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고공행진 한 탓에 금융 서비스업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원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역시 실물 경제에 기반한 성장이 아니라는 지적이다.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은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점점 강하게 받고 있다면서 최근 주식시장 혼란도 중국 소비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통계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쪽으로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확산되고 있다. 시티은행은 통계를 객관적으로 반영할 경우 최근 중국의 실제 성장률은 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중국 경제가 1990년대 일본 경제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울리고 있다. 영국 리서치업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와 투자은행 HSBC는 최근 각각 보고서를 내고 현재 중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시작 당시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와 주식시장의 거품 붕괴, GDP 대비 207% 수준에 이른 과도한 국가 부채 등이 그 예다.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의 경제 부진은 글로벌 경제의 고민거리이면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 건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대(對) 중국 수출 둔화라고 지목했다. 도이체방크도 "한국의 수출 회복이 점점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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