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한국 경제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은 메르스 사태, 그리스 채무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3가지"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경기부양을 겨냥한 금리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차례차례 현실화하고 있어 하반기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크다. 확진자 발생 40일을 넘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는 경제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는 한층 얼어붙었다. 관광객이 발을 끊으면서 관광ㆍ유통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2.7%로 낮추면서 메르스 사태가 7월 말까지 이어진다면 성장률이 2.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경제의 뇌관인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하고 다음 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하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투표를 마칠 때까지 구제금융을 연장해달라는 그리스의 요구를 거부했다. 한ㆍ그리스 간 교역규모가 전체 우리나라 교역규모의 0.1%에 그쳐 그리스 디폴트가 줄 직접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국내에 유입된 유럽 주요 은행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 증시가 출렁일 수 있고 유럽 실물경기가 충격을 받으면 소비심리 약화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점차 힘을 얻는 형국이다. 7월1일에는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월간 자동차 판매와 5월 건설지출이, 2일에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가 각각 공개된다. 비농업부문 고용이 5월(28만건)처럼 30만건에 육박하는 등 인플레이션 초기 신호가 나온다면 9월 금리인상론이 부각될 수 있다. 이 같은 대내외 경제환경의 급변에 우리 정부는 과연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당정은 메르스 사태 등에 대처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했으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예산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 갈등으로 청와대와 여당은 전면전 양상이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와 여당, 경제팀이 내세웠던 경제살리기와 민생 최우선의 국정은 말뿐이었나. 7년 만에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해 성장률 7% 선 사수에 나선 중국에서 한 수 배워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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