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 이야기]'원→환→원', 화폐단위 변화로 본 '격동의 역사'

1953년 전후 인플레이션으로 1차 통화조치 '원→환'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실현 위해 2차 통화조치 '환→원'

1953년 2월 15일 1차 통화조치 후 발행된 100환 지폐(자료:한국은행)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 화폐단위의 변천사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원(圓)'에서 '환'으로, 다시 순한글 '원'으로, 화폐단위 변천사를 들여다보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그리고 1960~70년대 산업화까지, 우리나라의 '격동의 역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화폐단위가 일본의 은행권 단위인 '원(圓)' 하나로 통일된 것은 1914년입니다. 일제가 설립한 식민지 중앙은행이었던 '조선은행'이 그 해 일본은행권 단위인 '圓'이 표기된 은행권을 발행했지요. 이전에는 구 한국은행이 1910년 우리나라 최초로 구 한국은행권으로 1원을 발행했는데, 그 앞면에는 한글 '원'과 한자 '환'이 뒷면에는 圓(원)이 표기돼 있었습니다.원(圓)은 광복 이후까지도 정식 은행권 단위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1950년 벌어진 6.25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화폐단위를 변화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생산 위축과 군비 지출로 물가가 400배 이상 뛰었지요. 세원 포착이 어려운 탓에 재정적자도 겪어야 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1차 통화조치'를 시행합니다. 1953년 2월14일 긴급국무회의를 열어 화폐단위를 100대 1로 절하하고 '환'으로 표시된 은행권을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표기가 다른 기존 은행권은 바로 3일뒤인 2월17일부터 유통을 금지시켰습니다. 지금의 화폐단위인 '원'은 1962년 6월10일 정부가 2차 통화조치를 단행하면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잠재적 인플레이션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전후 국내로 유입되던 외국원조가 극감하면서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자립을 해야했습니다.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공표하면서 각종 지원책을 강구했지요. 하지만 성장목표가 당시 성장률과 저축률 등에 비해 너무 높았던 게 문제였습니다. 재원이 부족해 과도한 정부 지출이 이어졌고, 통화가 급격히 팽창하며 물가상승 압력도 커졌지요. 정부의 통화 조치로 화폐단위가 바뀌는 동시에, 10환은 1원으로 절하됐습니다. 또 일주일 뒤인 6월17일까지 구권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인출을 동결해 화폐 '개혁'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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