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찬 곳간' 노장 제약주들의 이유있는 반란

제일약품 中 진출 초기부터 흑자·녹십자 1900억 해외 설비투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곳간이 두둑한 노장 제약주들의 이유있는 반란이 주목된다. 오랜 업력동안 쌓아온 유보금을 종잣돈으로 최근 글로벌 진출,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7대 제약사(매출액 기준)의 1분기 말 기준 평균 유보율은 18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자금 동원력과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다.제일약품의 유보율은 3188%로 7대 제약사 중 자금력이 단연 높다. 제일약품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3년 4억여원을 출자해 중국 야오제약과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진출 초기지만 올 1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상품매출이라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있는 상태에서 신약 개발을 통한 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제일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뇌졸중 치료제 신약(JPI-289)은 연말께 임상 2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신약 기대감이 반영되며 제일약품 주가는 연초대비 86% 이상 올랐다. 매출액 기준 1위 제약사 유한양행의 유보율은 2149%로, 자금여력이 충분하다. 유한양행은 탄탄한 자금을 바탕으로 최근 원료의약품 자회사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공장 증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900억원 규모로 완공 후 생산설비는 기존대비 2배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실적 기대감도 높다. 주가는 연초대비 53% 뛰었다. 녹십자도 캐나다에 1900억원 규모의 해외공장을 세우는 등 과감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녹십자가 이달 초 착공한 캐나다 소재 혈액제제 생산 공장은 오는 2019년 가동될 계획이다. 녹십자는 남미와 중국지역 수출하는 백신제제 및 혈액제제의 수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녹십자 유보율은 1483%다. 쌓아놓은 현금으로 M&A에 열을 올리는 기업도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9일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 지분(30.2%)를 인수했다. 투자금액은 1046억원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인수 목적은 연구개발력을 보강이다. 대웅제약은 직접 개발한 보톡스시밀러 '나보타'는 현재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임상을 마치고 허가절차를 거친 후 2017년부터 시판에 돌입한다. 대웅제약 유보율은 1557%다. 유보율 1714%의 한미약품은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525억원을 쏟아부었다. 올들어 글로벌 제약사와 2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에 주가도 연초대비 342% 급등했다. 외부자금 동원 여력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75%로 안정적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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