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디클]신경숙 표절과 네티즌의 힘

백우진 디지털뉴스룸 선임기자

소설가 신경숙씨는 부인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신씨의 책을 낸 출판사 창비는 미온적이나마 표절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제기된 여러 부분이 '표절 의혹'이 아니라 '표절'이라고 판단하고 신씨와 창비를 비판한 네티즌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창비는 지난 18일 "지적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다"며 전날 낸 보도자료에 대해 사과했다.  창비 보도자료는 신씨의 표절에 실망한 네티즌들의 화를 부채질했다. 창비 보도자료는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다"며 "유사한 점이라곤 신혼부부가 등장한다는 정도"라고 공통점을 축소했다. 또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 등 개념을 들어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창비는 온라인에서 신씨와 함께 질타를 받았다. 한 네티즌은 "앞으로 그를 소설가가 아니라 표절가라고 불러야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신씨가 '표절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패러디가 돌았다. 신씨가 '전설'에서 베낀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단편소설 '우국'(憂國)에 나오는 문구를 비꼰 것이다.  다른 네티즌은 신씨가 "해당 작품은 알지 못한다"고 한 데 대해 페이스북에 "이번에도 그냥 또 넘어갈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품위가 없다"며 "신경숙은 그렇다 치고 창비는 문학 따위 때려치고 정치인 자서전 대필 전문 출판이나 하는 게 좋을 듯"이라는 촌평을 올렸다. 창비는 '창비'가 아니라 '창피'라는 말을 들었다. 창비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창비 직원 A와 창비 직원 Z도 트위터에 "회사가 발표한 입장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회사가 하루 빨리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표절 의혹은 온라인에서 공론화되면서 이전 표절 사건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네티즌이 논란이 된 부분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이슈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창비는 18일 사과문에서 표절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공론에 귀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논의가 더 주목된다. 백우진 디지털뉴스룸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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