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수 3안타' 추경호, 조용하고 낮은 자세의 '국정 조율사'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국무총리가 '바깥양반'이라면 국무조정실장은 '안주인'이다. 총리가 내각 통할권자로서 행정부를 수반하는 동안 보이지 않게 국정을 조율하며 내조 역할을 하는 자리가 장관급의 국조실장인 셈이다. 황교안 총리가 지난 18일 취임함에 따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55·사진)은 벌써 정홍원·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세 번째 바깥양반을 모시게 됐다.추 국조실장은 지난달 21일 황 총리가 후보자로 임명되자 곧바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이완구 전 총리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철저하게 말을 아끼며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전략을 폈다. 여론의 미묘한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황 후보자측의 자료제출 미비 등을 둘러싸고 야당의 반발이 거세졌지만, 메르스 사태 여파로 '총리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론은 황 후보자측의 편이 됐다. 18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 결과, 찬성 156명에 반대 120명, 무효 2명. 28일만에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추 국조실장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준비한 세 번의 인사청문회를 모두 성공시켰다. 앞서 그는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와 올해 2월 이 전 총리의 인사청문회를 치렀다. '3타수 3안타'다.추 국조실장은 "황 총리가 법무부 장관으로 일하며 누구보다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의지가 강한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보다는 내실을 중요시하는 만큼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총리의 취임으로 추 국조실장은 주요 국정과제 점검과 부처간 업무조율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개혁과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 추진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그의 몫이다.또한 다른 부처에 비해 활력이 떨어지고 보신주의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무조정실을 가장 활기찬 부처로 바꾸기 위한 노력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취임사에서 "총리실은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며 국정과제의 선제적 관리를 강조했다. 지난 4월 국조실 공직복무팀이 각 부처의 공직기강을 점검하면서 과도하게 근태 상황을 간섭하거나 자료를 요구하는 일이 발생하자 "각 부처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면서 "총리실 모든 직원들은 합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각 부처의 상황을 반영해 업무를 추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특히 연공서열 파괴, 능력중심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에는 여성 과장을 처음으로 총괄과장에 중용하는 등 여성공무원을 전진 배치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직원들과 틈틈이 만나 의견을 듣는 등 내부소통 활성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추 국조실장은 다음달 28일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는 이에 대해 "국조실장으로서 아직 할 일이 많다"면서 "다른 욕심을 내지 않고 제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이 내 역할이자 임무"라며 몸을 낮췄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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