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카이스트'의 작품, 재난로봇대회에서 우승한 비결은?
▲팀 카이스트 멤버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카이스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힘든 일을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함께 힘을 합치면 더 큰 일을 해 낼 수 있죠.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HUBO)'를 전 세계에 또렷하게 각인시킨 이들이 있습니다. 팀 카이스트(Team Kaist) 29명이 주인공들입니다.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뭉친 이들이 최근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재난로봇경진대회(DRC)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의 쟁쟁한 로봇들을 제치고 거둔 성과여서 눈길이 쏠립니다. ◆독한(?) 리더십, 부드러움 & 중용의 융합=팀 카이스트 멤버는 크게 세 축으로 나뉩니다. 카이스트 휴보렙, 레인보우, 카이스트 RCV(Robotics & Computer Vision) 등입니다. 휴보렙은 '독한 리더십(?)'을 가진 오 교수가 휴보를 주도적으로 연구하는 총괄 기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죠. 레인보우는 휴보렙 출신들이 만든 벤처기업으로 저변 환경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RCV는 카이스트 권인소 전지및전자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소로 휴보의 인식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연구소입니다. 이 세 바퀴가 융합되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는 쾌거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24개 팀이 참가했습니다. 재난로봇경진대회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와 같은 최악과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의 필요성에 따라 2013년부터 시작됐는데요. 그 해에 첫 출전한 '팀 카이스트'는 당시 9위에 머무는 초라한 성과에 머물렀습니다. 2년의 절치부심 끝에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거죠. 16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팀 카이스트 멤버들이 모였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결과를 설명하고 앞으로 계획을 듣는 자리였는데요. 오준호 교수는 "2013년의 아픈 경험이 없었다면 오늘의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며 "팀원들과 수없는 밤을 지새우고 시스템 안정화에 노력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대회 기대되는 '휴보'=이번 대회의 미션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로봇 스스로 운전을 해서 차에서 내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어 밸브를 돌리고 드릴로 구멍을 뚫고 돌발 미션에 대처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애물을 돌파하고 계단을 오르는 8개 과제를 수행해야 합니다. 대회는 60분 안에 8가지 미션을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수행한 팀에게 우승이 돌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팀 카이스트의 하정우 수석연구원(레인보우 소속)은 "휴보가 이번 로봇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아직 상품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기초연구를 계속 진행하면서 휴보의 진일보한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식기술에 도움을 주고 있는 권인소 교수는 "이번 성과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과 같다"고 평가한 뒤 "오 교수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팀의 열정의 자세가 중요했고 여기에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진 영상 시각 팀이 들어가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만들어낸 것이 하나의 동력이었다"고 전했습니다.팀 카이스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017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로봇대회에 참가할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번에 받은 20억 원의 상금은 모두 연구비로 재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팀 카이스트 멤버들이 '휴보'의 동작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카이스트]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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