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시중은행서 취급하지 않던 중금리 대출 상품과 모바일 플랫폼의 과감한 결합을 통해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단기간내 시장에 안착시켰다. 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출시 첫날 7500만원에 그쳤던 위비뱅크의 모바일대출 실적이 10일만에 1259건, 50억원 어치가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 매일 1억원 가까이 대출 승인액이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 4일 하룻동안 승인된 대출금액만 3억4000만원을 넘었다. 이같은 속도라면 1일 10억원의 대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인당 대출 평균 금액이 4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하루 250명 이상이 모바일 대출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시중 저축은행의 하루 소액대출 신청건수가 300여건인 점을 고려하면 가시적인 성과다. 위비뱅크가 이처럼 단기간내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이 행장이 파격적으로 던진 승부수 덕분이었다. 이 행장은 실무진으로부터 위비모바일대출의 금리를 연 10% 대로 책정하겠다는 보고를 받은 후 10%대 아래로 내릴 것을 직접 결정했다. 신규 고객 창출과 함께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대출 마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은행권 대출 상품 최초로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앤 것도 같은 의도에서였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금의 중도상환으로 대출은행이 입는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손해 배상금의 성격이다. 가뜩이나 기존 대출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낮추라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위비모바일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앨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행내 반대도 적지 않았지만 이 행장은 이를 밀어붙였다. 스마트금융부에 상품ㆍ마케팅 전문가를 과감히 발탁한 이 행장의 인사도 돋보였다. IT전문가를 중심으로 핀테크 전담조직을 꾸린 타은행과 달리 이 행장은 IT전문 조직인 스마트금융부에 상품개발전문가를 책임자로 앉힌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마케팅 경력이 있는 행원들도 전진배치한 후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개발과 함께 상품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이들이 각종 상품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위비뱅크 사업팀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철저한 보안속에 신속하게 움직였다. SGI서울 보증보험과 '중등급' 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업무협약을 맺을 당시에도 행내에도 알리지 않은 채 이 행장과 실무진 중심으로만 진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스마트금융사업과 관련 다른 은행들이 모바일결제 사업과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이 행장은 사업모델을 만들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며 "여행자보험서비스 등 은행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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