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김민진 기자]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사기만 하면 오르던 '부동산 불패' 시대가 저물면서 아파트 만능주의도 함께 잦아들고 있다. 집값의 10%만 들고 나머지는 빚 내서 집 사도 탈 없던 시대도 옛말이 됐다.주택 거래량이나 미분양 소진율, 청약경쟁률 등 부동산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최근의 지표만 본다면 앞으로 무서운 기세로 집값이 오를 것 같다. 국토교통부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 매매 거래량은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전국 미분양 주택 숫자는 두 달째 2003년 이후 최저치인 2만가구대를 유지했다.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 중 인기 지역의 청약경쟁률은 수십대 일은 예사고 인기 단지의 경우 수백대 일까지도 치솟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9년 만에 5월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 달간 0.47% 올랐다. 전달(0.38%)에 비해 오름 폭을 더 키웠다. 최근 한국은행이 전국 295개 부동산중개업소를 설문조사해 지역경제보고서에 실은 자료를 보면 중개업소의 77.6%가 올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 중개업소의 경우 하반기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 비중이 90.8%에 달했다. 시장은 이렇게 뜨겁지만 향후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두는 견해는 그리 많지 않다. 과거 경험치로 시장을 봤을때 이 정도의 부동산 지표 변화는 집값이 오르리라는 신호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부동산시장은 지표 따로 전망 따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송인호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과 일본의 주택시장을 분석한 연구보고서에서 급격한 고령화 효과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까지는 주택시장에서 고령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2019년부터는 주택 가격이 연평균 1~2%씩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주요 내용이다. KDI는 "연구 결과를 '추세적 하락 압력 가능성'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집값 전망을 하면서 과거보다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아졌다. 국내 상황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국의 금리인상, 수출입 동향 등 각종 대내외 경제지표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을 들여다봐야 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국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심리'가 과거에는 긍정 일변도였다면 최근 몇 년 새 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심리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면서 "패러다임 변화는 사회, 경제 등 전반적인 환경 변화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예측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을 전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부동산 전문가들도 고민이 깊어졌다. 현재 저명 부동산 전문가로 활약 중인 A씨는 "이제 부동산 전문가로 불리는 것이 두려워졌다. 시장을 전망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면서 "부동산시장의 방향은 부정적인 쪽으로 가고 있는데 큰 흐름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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