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회복지사업에 '先민간투자 後보상제' 도입

폭발적 대응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전국·아시아 최초 도입…경계성지능·경증지적장애아동 대상 1호 사업 실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운영체계도(자료=서울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복지 재정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서울시가 먼저 민간자본으로 공공사업을 수행하고, 사업종료 후 성과여부에 따라 보상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서울시는 전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민간참여를 통해 공공재정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사회성과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을 사회복지사업에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SIB는 민간이 공공사업에 먼저 투자해 사업을 수행하고, 사업종료 후 성공여부에 따라 시가 예산으로 투자자에게 성과를 보상하는 방식의 새로운 공공예산 모델이다. 이 제도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빠른 복지예산 증가 과정에서 영국(英國)이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시에 따르면 최근 4년(2012년~2015년) 간 시의 예산 평균증가율은 4.3%에 그쳤지만, 복지예산 증가율은 13.6%에 이르는 등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체 예산대비 복지예산의 비율도 2005년 13.7%에서 올해 34.4%까지 10년간 2배 이상 상승했다.시 관계자는 "사업이 성공적 성과를 거둘 때 만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행정비용 낭비를 최소화 할 수 있어 좋다"며 "투자자의 경우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도 사업 성공 시 원금은 물론 인센티브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1호 SIB사업으로는 경계선지능 및 경증지적장애 아동 100여명에 대한 교육사업이 선정됐다. 경계선 지능아동은 지능지수(IQ·Intelligence Quotient)가 71~84인 경우로 장애는 아니지만, 시설 퇴소시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일반 아동의 15배가 넘고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정신지체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시내 62개 아동복지시설에서 5~7명 단위로 생활하는 이들은 그간 시에서 시설당 운영비, 인건비, 생계비 등을 지원받아 왔다.시는 SIB사업으로 선정될 총괄운영기관을 통해 경계선지능·경증지적장애 아동 100여명에게 정서를 치유하고 사회성·지적능력을 개선시키는 개입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3년 후 사업이 종료되면 제3의 평가기관이 사업성과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 시가 사업비·인센티브를 지급하게 된다.시는 이번 사업과정에서 32명의 경계선 지능 아동이 일반지능으로 개선될 경우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는 약 37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번 사업을 계기로 시는 가정폭력 예방사업,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 탈북자 지원사업, 노숙인 자립지원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SIB를 확대키로 했다. 한편 시는 이날부터 15일까지 경계선지능·경증지적장애 아동 SIB사업을 수행할 총괄운영기관을 공모한다. 총괄운영기관은 채권을 운영 할 수 있는 법인·단체·조합 등이어야 하며, SIB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선정되는 총괄운영기관은 3년간 사업을 진행한다.정효성 행정1부시장은 "이번에 추진하는 SIB사업은 민간 투자로 이뤄진 성과를 공공이 구매하는 방식으로, 민간과 공공협업의 효율적인 사회문제 해결 모델로도 주목 된다"며 "1호 사업을 시작으로 청소년, 어르신, 새터민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해 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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