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2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갑작스럽게 철회한 직후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과 외무성 대변인 성명·담화를 잇따라 내고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국제기구 수장의 방북을 별다른 설명없이 거부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하면서 모처럼 찾아온 남북관계 개선의 호기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빗장을 걸며 냉각시키고 있는 것이다.최근 북한의 외교 결례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20일 주북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3월 평양에 부임한 리진쥔(李進軍)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는 3개월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 9일 러시아 전승기념일 행사에도 사전에 여러 경로로 참석이 확실시 됐지만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해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북한은 20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에서 "우리의 핵타격 수단은 본격적인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선지 오래"라며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등 국제사회 우려를 의식한 듯 "유엔 안보리는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라고 비난했다.이어 나온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도 맥을 같이 했다. 담화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직접 겨냥해 그의 최근 방한 중 북핵 위협 발언을 '망발'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에 더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의 현 행정부가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우리를 더 압박할 생각이라면 우리도 미 행정부를 압박할 능력과 수단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21일에도 북한은 적십자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인도주의라는 말을 염불처럼 외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동족끼리 오갈수 있는 길부터 터놓는 것이 박근혜 패당이 해야 할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이산가족상봉 촉구 발언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주포럼에서 "요즘 평양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잔인성, 불확실성, 그리고 예측불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장관은 이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한국, 미국, 중국과의 대화, 그리고 심지어 러시아의 모스크바 초청마저도 거부했다"며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북한이 계속해서 문을 닫아걸고 있을 때 국제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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