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금호산업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품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예상대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단독으로 금호산업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이로써 지난 1월30일 채권단이 매각공고를 통해 시작됐던 금호산업 인수전은 흥행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 52개사 중 98%가 박 회장과의 개별협상을 통한 매각 추진안에 동의했다. 보유지분으로는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57.54% 중 56.28%가 동의했다. 가결 요건인 지분비율의 75% 이상이 이날 동의안을 제출함에 따라 금호산업의 주인을 정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는 박 회장과의 단독 협상으로 모아졌다. 앞서 금호산업 채권단 52개사는 이달 7일 실무회의를 열고 본입찰에서 유찰된 금호산업의 매각을 개별협상으로 진행키로 하고 의견을 모았다. 채권단과 박 회장은 6월께 삼일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두 곳을 선정, 매각가치 산정 절차를 거친다. 금호산업을 실사해 매각가를 산정하는 과정이다. 매각가는 금호산업의 기업 가치에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산업 계열사들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산정한다. 채권단과 박 회장과의 협상은 7월께 이어질 전망이며 협상 결과에 양측이 동의하면 박 회장은 8월께 우선매수권을 행사,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된다. 인수절차가 막판을 향해감에 따라 관심은 가격으로 모아지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한일 경제인회의에 참석해 "시장에서 보는 가격이 있고 적정가격이 있지 않느냐"며 "채권단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거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서 보는 가격과 채권단이 생각하는 가격이 있을 텐데 실사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이 정해지길 기대한다"며 "모든 것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합리적 가격은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가로 제시한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입찰, 채권단 지분 57%에 대한 인수가격으로 6007억원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은 이를 거부하고 박 회장과의 개별협상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6007억원으로는 금호산업 지분을 팔 수 없다는 얘기다. 채권단과 박 회장이 생각하는 가격에 괴리감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박 회장과의 개별계약에 나선 것은 시장 예상가인 1조원 수준에 재입찰할 인물이 없다는 판단이 전제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재입찰을 통한 몸값 불리기보다 박 회장과의 대화를 택한 셈이다. 재계는 기업가치가 달라지기 보다는 채권단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로 판단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재차 거부하면 채권단은 거부 통보를 받고서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에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채권단이 정한 절차에 따라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인수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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