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을 전후로 기관들의 팔자 행보가 이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보고서도 속속 등장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해 지난 8일 재상장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2.96% 밀린 37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액면분할 재상장 이후 시초가(38만6000원) 대비 2.4% 빠진 상태다. 시가총액도 22조96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 순위 6위에서 8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최근 주가 약세는 수급과 심리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액면분할 재생장 이후 기관과 외국인은 팔자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일 재상장 이후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05만6888주, 33만8395주를 팔아치웠다. 액면분할을 결정한 지난 3월2일로 범위를 넓혀보면 각각 397만9170주, 31만4206주를 내다팔았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화장품에 대한 요우커들의 인기와 중국 실적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올들어(거래정지 전인 지난달 21일 기준) 76%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이미 오를만큼 올랐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분기부터 면세 채널 효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성장 모멘텀 다소 둔화될 가능성 있다"며 "글로벌 상위업체 대비 30% 수준의 프리미엄 상태인 주가수익비율(PER) 51배의 밸류에이션은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보유' 의견과 목표주가 43만3000원을 유지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은 1분기 호실적과 장기 성장 기대감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액면분할 실시 후 유동주식수 증가와 신규 투자자층 유입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 있으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확대할 펀더멘털의 변화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앞서 지난달 말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매출 호조세가 기대되지만 추가 상승여력이 부족하다"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렸다. 하지만 이같은 매도세가 화장품 업종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자금 일부를 회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화장품 업종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