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성완종 리스트' 구속 0명…홍준표 영장 청구될까

증거인멸 의혹, 법원 인정여부가 관건…홍준표 지사 적극적 해명, 추가소환도 긍정 입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 특별수사팀은 ‘레토릭’으로 수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둘러싼 상황을 지켜보며 의문부호를 거두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 소환을 통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관심의 초점이었던 구속영장 청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검찰은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시간은 검찰의 편이 아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해 성완종 메모를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공언했지만, 가시적인 수사결과물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홍 지사 소환 이후에는 검찰과 홍 지사의 여론 신경전만 이어질 뿐이다. 자칫하면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이들 중 구속자는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올 수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홍준표 지사를 구속하지 못할 경우 남은 이들 중에 구속되는 이들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통상 2억원 이상을 받았을 경우에만 구속영장을 청구해온 게 관례다. 법으로 그렇게 규정돼 있는 게 아니라 검찰이 관례상 그렇게 해왔다는 얘기다. 액수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남아 있지만, 이번 사건만 관례를 깨는 것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 이외의 플러스알파가 필요한 셈이다.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증거인멸’ 행위다. 홍 지사 측이 ‘1억원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경우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다. 법원 입장에서도 증거인멸 시도는 중요한 영장 발부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지사는 ‘증거인멸’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홍 지사 보좌관을 지낸 모 대학 총장 엄모씨를 11일 오후 소환했다. 엄씨는 윤 전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금품거래 정황을 둘러싼 진술을 바꿔 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지사의 측근인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역시 윤 전 부사장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과 홍 지사가 한창 여론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엄씨를 전격 소환했다는 의미는 주목할 부분이다. 검찰이 증거인멸 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이를 근거로 구속영장 청구 수순 밟기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홍 지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추가 소환 가능성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또 나가겠다”면서 “추가 소환할 때는 공개적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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