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메이커]불법어업국 꼬리표 뗀 워킹맘…해수부 첫 女국장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원양업계가 구조조정기에 직면했다. 어장은 계속 축소되고 선원 구하기도 힘들고 배는 노후화됐다. 업계가 경쟁력을 갖춰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재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일하겠다."이달 초 해양수산부 첫 여성국장으로 승진하며 '유리천장'을 깬 조신희 국제원양산업정책관은 '원양어업 구조조정'을 올해 최대 과제로 손꼽았다.

조신희 해수부 국장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우리나라가 예비 불법어업국(IUU) 꼬리표를 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그는 "서부아프리카 지역에 감척사업을 진행하면 작은 업체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 하다"며 "이후 업계를 어떻게 재편하는 가가 큰 숙제"라고 설명했다. 또 "IUU 꼬리표는 뗐지만 감척사업, 하위법령 구축, 전자조업일지 시스템 등 남은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수산분야의 국제협력ㆍ원양산업 등을 책임지는 국제원양정책관으로 그가 승진한 것에 의문을 품는 이는 없다. 1966년생인 그는 행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수산청 국제협력담당관실, 옛 해수부 어업교섭과장, 옛 농림수산식품부 통상협력과장, 주중국대사관 참사관 등 국제업무와 협상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특히 소탈하고 낙천적인 성격, 경청하는 습관은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그의 최대 강점이다. 차분하고 여유를 가지고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후배들은 입을 모은다. 조 국장은 "들으며 배우는 것이 많다"며 "주변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느긋한 것이 내 강점"이라고 미소 지었다. 조 국장은 부처를 막론하고 여직원들의 롤모델로도 손꼽힌다. 현재 해양수산부의 여성비율은 17.5%이다. 신입직원의 여성비율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로, 앞으로 여성 고위공직자들이 배출될 것을 기대되는 상황에서 평소 성별 구별없이 후배들의 존경을 받던 조 국장이 물꼬를 트자 여직원들의 사기가 부쩍 올라갔다는 후문이다.미국, 유럽,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을 누비며 국익을 위해 당찬 협상을 벌이는 그지만, 집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중학교 1학년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엄마다. 국제회의 등 출장이 잦은 탓에 두 아들을 살뜰하게 챙기지 못하는 데 대한 미안함은 늘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하지만 "국제원양산업정책관이 뭐냐"고 물으며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들을 볼 때마다 힘을 얻곤 한다고. 조 국장은 해수부 첫 여성국장 타이틀을 단 것을 가족의 공으로 돌렸다. "가족들의 지원, 희생 없이는 힘들다"며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끊임없이 주변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노력하겠다"며 "욕심을 내려놓고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