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조목인 기자] "세금도 싫고, 옆집에 이사오는 이민자들도 싫다."7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의 향배를 가른 것은 결국 '경제' 문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자신이 연임하면 2020년까지 소득세, 부가가치세, 건강보험료 인상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고 이민자들에 대한 복지 혜택도 줄일 것이라고 공약했다. 유럽 경제위기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든 것이다. '내 몫을 뺏어간다'는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위험을 높였다. 유권자들이 2017년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한 캐머런 총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속내는 이중적이다. 브렉시트가 초래할 파장에 대해서는 불안감도 드러내고 있다. 지난 4일 공개된 타임스의 레드박스 설문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원한다는 응답률이 34%로 탈퇴를 원한다는 응답률 18%를 크게 웃돌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원한다는 응답률도 50%에 그쳤다. 이를 감안하면 브렉시트 가능성을 제시한 캐머런의 연임에도 브렉시트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가능성은 좀더 커졌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주도했던 스코틀랜드 독립당(SNP)은 이번 총선에서 스코틀랜드에 배정된 59석을 사실상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총선 당시 SNP는 고작 6석을 얻었다. 브렉시트나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여부 모두 결국 최대 변수는 경제 문제가 될 것이다. 경제적 실익이 있으면 남는 것이고,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갈라서는 것이다. 따라서 결국 캐머런 총리가 영국 경제를 어떻게 부활시키느냐가 향후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은 영국 총선 결과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구조사가 공개 직후 파운드화 값은 달러 대비 1.3% 상승해 파운드당 1.5449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1주래 최고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승폭은 7주 사이 최고치다. 이는 투자자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투자자들은 집권 보수당의 1당 등극이 기존 정책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영국 기업 경영진들 역시 노동당 집권에 따른 세수 확대, 반기업 정서 확산 등을 우려해왔다. 데일리 메일등 영국 언론은 용국 증시도 단기적으로는 이번 선거결과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중 최고치를 넘나들던 영국 국채금리 역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번 총선이 영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가 강행되고 이것이 브렉시트로 이어질 경우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영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휩싸이는 것은 물론 EU와 전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시 전세계가 경험했던 위기 우려와 브렉시트는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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