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죽 쑤던 대형마트, '반값 PB' 덕에 휘파람

이마트 매출 13분기만에 플러스 성장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대형마트들이 불황형 소비패턴을 적극 활용한 상품과 마케팅 등으로 고객 공략에 나서 빛을 보고 있다. 세월호 1주기를 지나 경제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등 소비심리가 꿈틀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7일 이마트는 올 1분기 기존점 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 신장됐다고 밝혔다. 기존점 매출이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신장세는 자체 라벨(PL)상품 판매 증가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PL상품 매출은 1분기에만 전년대비 15.4% 신장하며 매출 신장세를 이끌었고 같은 기간 고객 방문 횟수도 전년대비 372만명, 3% 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히트제품인 이마트 반값 홍삼정을 비롯해 LED 전구, 비타민, 유산균 등 기존에 없었던 상품군까지 PL제품으로 출시되면서 불황에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덕분에 이마트 PL 홍삼정은 전체 홍삼정 매출의 90% 비중을 차지하며 홍삼시장 판도를 바꿔놓기에 이르렀다.이마트 식품 PL브랜드 '피코크(Peacock)'가 좋은 품질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으며 간편가정식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피코크는 올 1분기에 간편가정식 카테고리에서만 55.7% 신장세를 보이면서 과자, 대용식, 음료 등으로 분야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존점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0.9%를 기록해 여전히 역신장 추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해 1분기 매출 신장률이 -3.5%였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4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매출이 3%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여파로 매출신장률이 -3.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로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기저효과가 있어 올 4월 매출이 좋아졌다"며 "여기에 올 들어 신선식품, 생필품 2000여 품목 연중 상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매출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상시할인정책을 쓰고 있는 1950개의 가공식품 역시 자체 브랜드(PB)상품이 대부분으로 1A 우유(2.3), 테스코 감자칩 등이 포함돼 있다. 좋은 품질의 저렴한 PB상품을 더 할인하다보니 고객이 몰린 것이다. 롯데마트 역시 1분기 기존점 매출신장률이 -3.0%를 기록했지만 2013년 연간 매출액이 -4.8% 줄어들고 2014년에 -3.4%를 기록한 것보다 점차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다. 올 1분기 전점 기준 신장률도 1.0%를 기록했다. 이는 불황이 이어지면서 브랜드를 따지기보다 1000원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알뜰소비 패턴이 나타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PB제품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대형마트 모두 PB상품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는 2013년부터 PB상품 규모가 10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황기 일본에서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PB제품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해온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좋은 품질에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알뜰 소비패턴이 나타나면서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게 됐다"며 "대형마트들이 반값 홍삼에 이어 전기렌지, 자전거까지 PB상품군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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