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oL 챔스 결승전 대박 흥행… 'e스포츠 이끈다'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리그 결승전 5000석 매진한국 팀 실력 뛰어나 외국팬까지 관심가져[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정말 보고 싶어요. 표 좀 구해주세요."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한국 리그 결승전이 벌어진 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표를 구하지 못한 외국인 청년 둘이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이들은 기자에게 대신 표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지만 대회 관계자는 "자리는 예약 판매로만 진행됐고, 결승전 5000석이 진작 매진됐다"고 했다.'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결승전(롤챔스)'이 열린 코엑스 D홀은 일찍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기는 5시부터 시작됐지만 사람들은 2시부터 줄을 서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가져온 응원도구를 들고 어느 팀이 이길지 논쟁을 벌였다. 한쪽에서는 게임 캐릭터의 모습을 흉내 낸 사람들이 포즈를 취하며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경기 시작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처 표를 예매하지 못한 사람들이 암표라도 구하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1만5000원짜리 티켓이 4만원에 거래되는 모습도 포착됐다.흔히 10~20대 남성이 게임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장에서는 여성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회를 주최한 온게임넷 관계자는 "평소 리그 예선 경기만 봐도 남성 대 여성의 비율이 6대 4정도"라고 했다. 잠실에서 온 정다혜(23)씨도 여자 친구 두 명과 경기를 보러 왔다 그녀는 "롤을 하는 주변 친구 중 여자가 더 많다"며 "여자들끼리 수원으로 경기를 보러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날 결승전의 인기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롤은 현재 144주 연속 온라인 게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열린 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는 4만석의 자리가 가득 찼었다. 주최 측은 "애초에 3만석을 예상했다가 폭발적인 인기 때문에 자리를 4만석으로 늘렸다"며 "5만5000원에 판매된 VIP석부터 매진돼 놀랐다"고 했다. 우리나라 팀끼리의 경기였지만 현장에서는 외국인도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7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게임 롤을 가장 잘하는 나라로 우리나라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세계대회 준우승, 2013·2014년 2년 연속으로 우리나라 팀이 세계 대회 우승을 차지하자 해외 팬들도 우리나라 리그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롤 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각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프로게이머만 30명이 넘는다. 이에 온게임넷은 해외 팬들을 위해 6개 언어로 해설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해설진 옆에 미국 해설진을 따로 배치했고 중국, 프랑스, 터키, 베트남의 게임 방송 업체에 중계권을 제공했다. 30여 해외 매체에서는 직접 경기를 취재하러 오기도 했다.롤이 엄청난 흥행을 거두자 스타크래프트 이후 침체된 우리나라 이(e)스포츠도 활력을 되찾았다. 온게임넷 관계자는 "현재 이스포츠의 절반 이상은 롤이 차지하고 있다"며 "이스포츠 최초로 게임 좌석을 유료로 판매해 전체 산업에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기존에는 이스포츠 경기 표를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롤 대회가 진행되면서 전날 밤부터 자리를 맡으려고 줄을 서는 현상이 일어나자 팬들이 나서서 주최 측에 자리를 유료로 판매하라고 했다는 설명이다.한편 결승전은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SKT T1'과 돌풍의 주역 'GE 타이거즈'가 맞붙었다. 팬들은 둘의 경기를 라이벌로 유명한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로 표현했다. 우리나라에 교환학생을 온 브라이언(뉴멕시코 20)도 "SKT는 최고의 팀"이라며 "미국에 있을 때부터 SKT 팀의 경기를 유투브로 찾아봤었다"고 했다. 우승은 SKT가 차지했다. 이들은 8일부터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총 대회 상금은 20만 달러로 우승팀에게는 우승상금 10만 달러가 주어진다. 하반기에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계에서 열리는 각종 롤 리그의 우승자끼리 맞붙는 롤 월드 챔피언십 2015가 열린다. 프랑스, 영국, 벨기에, 독일 등지에서 진행되며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나 베를린의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 등 거대 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게임 관계자는 "이스포츠를 일부만이 즐기는 하드코어적 장르로 보지 말아달라"며 "해외에서는 이미 프로 스포츠로 인정받고 우리도 프로 스포츠처럼 운영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토너먼트에서 리그제로 바꾸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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