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러시아 크렘린궁은 지난달 30일 김 제1위원장의 불참을 확인하며 그 이유는 "북한 내부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정은의 방러를 수용하지 말라는 제3국의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없었다"고 밝혔다.2012년 북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에게 이번 방러가 성사될 경우 그의 첫 외유이자 다자외교 무대 데뷔전이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왔다.그동안 김정은의 방러는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전승행사의 흥행코드로 김정은의 방러를 일찌감치 여러 경로로 확인했으나 결국 체면을 구기게 됐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월 연두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의 전승행사 참석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고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도 지난달 한국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의 방러를 재확인하며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가능성도 내비쳤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에 "(김정은이) 날짜가 임박해 러시아에 갈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고 보고했으나 하루 만에 뒤집혔다.북한은 공식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전승행사 참석을 공표한 적이 없어서 대외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취소는 아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의 참석을 약속한 북한이 불참으로 결정한 것인지, 러시아가 행사 흥행을 위해서 북한을 종용하고 김정은의 참석을 쉽게 단정하고 공식화 했는지는 판단하기 힘들다.러시아가 밝힌 대로 그의 불참 사유가 북한 내부 문제라면 올해 15명의 고위 관리를 공개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는 김정은이 평양을 비우고 외유를 나가기에는 아직 북한 내부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또 김정은이 첫 외교무대로 중국 대신 러시아행을 택했을 경우의 부작용과 함께 국제 외교무대 경험이 전무한 김정은이 대규모 공개 행사에 나타났을 때의 부담감이 두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일에 가려져 있는 그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공개 행사에서 외부에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이 노출되는 것이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 측이 러시아에 특별 의전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불참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로 국민대에 재직 중인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어떤 이유에서건 외국 지도자와의 접촉을 꺼린다면 여러 외국 정상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다자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상한 결정"이라면서 "다자행사에서는 복잡한 외교 관례를 지켜야 하고 제때에 악수를 하지 않는 등의 사소한 실수도 언론이 대서특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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