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재단·교류재단과 통합 8월께 설립… 시민단체 “도시공사 부채비율 증가 및 시 재정 파탄 우려'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부채 증가로 인해 폐지됐던 인천관광공사가 4년여만에 부활된다. 인천시는 중국 요우커 급증, 마이스(MICE·비즈니스 관광 총칭) 산업 육성 등 과거와 달라진 국내외 관광환경을 고려, 인천의 관광산업을 이끌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관광공사 설립을 위한 수백억원의 현금·현물 출자에다 자체 수익창출 방안도 미흡해 인천시 재정파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행정자치부와 인천관광공사 설립안에 대한 협의가 완료되면 관련 조례안을 오는 6월 시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7월 초 공포를 거쳐 8월1일자로 관광공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인천관광공사는 기존 인천도시공사의 관광사업본부와 국제교류재단, 의료관광재단을 통합해 설립된다.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만 키운 채 지난 2011년 인천도시공사로 합병된 지 4년여만에 다시 설립되는 것이다. 시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통폐합을 했지만 이후 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이 오히려 상승했고, 옛 관광공사 소유자산도 도시공사의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단순 매각용 자산으로 활용되는 등 관광산업의 위축을 초래했다며 인천관광공사 설립 배경을 밝혔다.시는 공항·항만 등 지리적 이점과 국제기구 유치 등으로 해외 방문객이 매년 증가추세에 있고, 특히 전국에서 해외환자 유치 실적이 좋아 인천의료관광재단과 통합 시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선 과거 인천관광공사가 출범했던 2005년보다 시 재정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며 관광공사 설립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우선 관광공사 설립에 따른 자본금만 총 500억원 규모로, 시는 현금 50억원과 현물 450억(하버파크호텔), 사옥건물로 송도컨벤시아 인근 업무시설 및 부지(430억원 상당)를 관광공사에 출자해야 한다. 현금 출자는 설립 첫해 50억원을 비롯해 2016년 100억원(항만 면세점), 2017년 100억원(시내 면세점)을 추가 지원하는 것으로 계획돼있다. 여기에다 보조·대행사업비로 2016년 192억원, 2017년 196억원, 2018년 200억원이 전액 시 예산으로 지원된다.시민단체들은 당장 도시공사 소유 하버파크호텔을 출자하면 부채비율이 4.2% 상승할 것이라며 8조2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도시공사사가 파산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지역 내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는 “도시공사 내부보고 자료를 보면 관광공사 설립으로 도시공사 부채비율이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와있고, 도시공사에도 2017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현물·현금 출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인천시가 어떤 재원으로 도시공사와 관광공사를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관광공사 설립 이후도 문제다. 시는 관광공사 자체 수익사업으로 하버파크호텔, 시티투어버스,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항만면세점 등을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관광공사 설립 타당성조사 결과 하버파크호텔의 경우 2016년에 14억8000여만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나와있다. 그러나 하버파크호텔 영업이익은 2013년 9200만원, 지난해 11억800만원에서 올해는 9억4000여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늘어난 민간호텔과의 경쟁 등을 감안하면 시 예상대로 수익을 낼 지는 미지수다.또 시티투어버스는 현재도 이용객이 적고, 레일바이크의 경우 인·허가, 민원발생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면세점 역시 허가를 받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관계자는 “인천시가 내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라 장밋빛 청사진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의 재정상황을 볼 때 관광공사 설립은 무리”라며 “사전에 중기지방재정계획도 거치지 않았고, 반대하는 시민여론도 무시한 행정절차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하버파크호텔 감정가에 상응하는 현물을 인천시에서 도시공사로 출자할 예정으로 부채비율 변동은 없다”며 “아울러 현금 출자금 250억원에 대해 2016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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