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코스피는 여러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도 이틀만에 숨고르기 장세를 끝내고 2170선을 돌파하며 3년8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실적 부진과 장중 원엔환율 900원선 붕괴,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GDP)부진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등이 겹쳤지만 장중 상승세는 전혀 꺾이지 않고 1% 이상 급등하며 마감했다. 시장이 여전히 실적보다 유동성 흐름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과 연계된 이슈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가 5월에도 이어지며 증시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이후 외국계 자금 흐름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아직은 매물 해소 정도로 들어왔던 외국계 자금도 본격적인 유입이 시작되며 증시의 추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 5월에도 글로벌 유동성 팽창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강세가 진정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돼 신흥국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개별종목의 실적보다는 대내외적 유동성 흐름과 관련된 이벤트가 될 것이다. 현재 5월 이후 시장에 남은 불안요인은 그리스 채무조정 협상을 앞둔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그리고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이다. 이미 시장에 많이 노출된 재료지만 특히 그리스의 경우에는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향후 유동성 장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4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불안감도 남아있다. 불안한 이벤트들이 지난 이후에 선진국에 집중됐던 유동성이 얼마나 신흥국으로 더 확산될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펀드로는 연초 이후 누적으로 유출세를 아직 보이고 있지만 최근 일본제외 아시아 펀드군 등으로 제한적 자금유입이 발생하고 있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그동안 소외됐던 한국과 펀더멘탈이 양호한 인도 등 일부 아시아국가로 자금유입이 집중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한템포 늦춰지며 달러 강세는 진정되고 유동성 팽창은 이어지고 있어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유효하다. 개별 종목의 실적모멘텀이 약해지더라도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는 프리미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 2월4일부터 상승세로 전환해 전일까지 8조1000억원에 이르렀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는 11.35% 상승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짐에도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낮아지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들어오기 시작한 이후 지난 2월3일 기준 34.27%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3월18일 34.47%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일 33.5%로 1%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이는 외국인이 사고 있는 기업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이 주로 매물을 받아줬던 셈이고 실제 상승은 다른 매수주체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최근 시장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사실 기관이었다할 수 있다. 코스피에서 매도세를 지속했지만 누적순매수 상위 10개종목의 경우엔 모두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은 32%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 누적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에서 주가가 상승한 것은 5개였다. 그리고 그중 4개 기업의 코스피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보다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의미기도 하다. 최근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한 지난 10일 이후 외국인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3652억원이었다. 2월4일부터 4월8일까지 일평균 순매수 1008억원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난 규모다. 향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최근까지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났던 기업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졌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기업들인 NAVER,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종목에 관심이 필요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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