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갑론을박'은 쇼?…교통요금 인상 압도적 통과(종합)

23일 오후 본회의 열어 서울시 제출 의견 청취안 처리...지하철 200원, 버스 150원 인상안 확정

서울시의회는 2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요금 인상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원다라 기자] 서울시의회는 23일 오후 제259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 의견 청취안을 처리했다. 찬반 토론이 벌어졌지만 결과는 일방적 찬성이었다. 이에 따라 시 물가대책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오는 6월말부터 지하철 요금은 200원, 간선-지선과 마을버스 요금도 150원씩 각각 인상된다. 이날 시의회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항의 방문 등 반발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시의원들은 이날 표결에 앞서 갑론을박을 벌여 '혹시나'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먼저 김용석 시의원이 반대 토론에 나서 "대중요금 인상의 문제는 천만 서울 시민의 삶과 직결되어있는 문제"라며 "대중교통 이용자의 대부분이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면서 살아가는 생황이 어려운 서민들이기 때문에 자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하철 무임 승차 비용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버스업체 임원들의 억대 연봉 등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점, 여론수렴이 없었던 점 등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김 의원은 특히 "운송적자를 요금인상만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중교통요금은 공공재에 가깝다.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운영업체들의 자구노력이 부진하다, 철저하게 환수하고, 검증해서 예산부터 환수한 다음에 노력한 다음에 시민들에게 어쩔 수 없이 인상할 수 밖에 없다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영진 시의원은 "노후 시설 교체해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찬성 토론을 벌였다.서 의원은 우선 "시가 이번에 요금 인상안을 졸속으로 제출했고 우리 교통위원회가 졸속으로 통과시켰다고 하는데, 이번 인상안은 작년 8월부터 논의가 되어왔고 우리 교통위원회와 시가 노력해 왔다"며 "철저한 원가 검증과 함께 대중교통 운영기관들의 자구책 노력을 강도 높게 요청했고, 서울시가 9개월 동안 14개 대중교통 운영기관동안 최선을 다해 만든 제출안이 제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서 의원은 또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일부 잘못된 점이 있다고 해서 반대사유는 안 된다. 서울시 준공영제는 저렴한 요금체계만 아니라면 흑자가 낼 수 있는 구조"라며 "일부 잘못된 측면만 주장해서 서울시의 자구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요금 인상안 제출한 서울시,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인상을 원하진 않는다. 이전 시장 임기에 요금 인상을 제때하지 못한 것이 재정적자를 더 키웠다"며 "여론 추이 보면서 뒤로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요금인상이 시급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도 시민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김진철 시의원이 나서 반대 주장을 펼쳤다. 김 의원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상임위원회가 사실상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보고 당혹스럽다"며 "핵심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왜곡된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김 의원은 "서민들의 삶을 보듬어야 할 시의회가 아무런 비판없이 서울시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시민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시는 일방적인 인상에 앞서 대중교통 노사민정 합동 테이블을 비롯해 합의기구를 만들어 기관 종사자 관련자들이 모두 모여 토론할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반면 우형찬 시의원은 "현실적으로 국고 보조 되겠나 얌체승객 없어지겠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우 의원은 "서울의 대중교통요금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아주 저렴하다. 지금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아야 하는 때다. 운송기관들의 자구책 노력만 요구하는 것은 잔인한 것"이라며 "우리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돈 없이 안전은 없다. 선제적인 투자는 우리사회 안전 높일 수 있고, 대중교통에서 발생할 사회적 비용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송재은 시의원은 "어려운 시민경제에 가장 부담을 주는 것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대중요금 인상"이라며 "지난 번 인상한 후 3년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20% 올린다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분노와 비판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어 "시민들은 박워순 시장이 고통을 어루만져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재고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박형진 시의원은 "증세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솔직할 때는 솔직해 져야 한다"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찬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후 진행된 표결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재석 의원 92명 중 찬성이 74명에 달했다. 반대는 16명, 기권은 2명에 그쳤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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