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오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방향 정책 토론회를 열어 국가 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연금제도의 통합 관리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이 개편안은 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의뢰해 만든 안으로 사실상 복지부의 개편안인 셈이다. 잠정 중간 개편안을 보면, 거대 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제도 부문과 기금운용부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지배구조를 설계하기로 했다.현재 유명무실한 국민연금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재편, 복지부 차관주재 위원회에서 복지부 장관 주재의 '국민연금정책위원회'로 격상시킨다. 각 부처위원과 민간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금제도와 재정 추계와 장지재정목표 수립 등과 같은 연금제도와 관련한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구실을 하도록 했다.현재 국민연금의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과 대표성을 강화해 전략적으로 운용자산을 배분하고, 기금투자정책을 결정하며, 기금운용 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을 논의하는 구조로 바꾸기로 했다.이를 위해 기금운용위원회를 별도의 사무국을 거느린 상설기구로 만들기로 했다. 민간전문가를 위원장으로 금융ㆍ투자 전문가 중심으로 상임위원을 구성해 기금운용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가입자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상임위원에는 가입자 추천 전문가를 위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금운용위의 자산배분과 투자결정 기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위 산하에는 투자정책 전문위원회, 주주권행사 전문위원회, 성과평가보상 전문위원회, 감사및 행정 전문위원회 등 5~6개의 전문영역별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현재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그러나 실질적 기금운용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상정 안건조차 깊게 논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행 기금운용위는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5명, 민간위원 14명(사용자 대표 3명, 근로자 대표 3명, 지역가입자 대표 6명, 민간 전문가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위원들은 각 단체의 추천을 받아 복지부 장관이 임명한다.하지만 비상설기구인데다 대표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현재 국민연금공단 산하의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 복지부 산하의 독립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기금운용공사가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기금운용위의 관리 감독을 받게 하는 등 권한과 책임관계를 명확히 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이로써 국민연금 재정추계와 제도개편은 국민연금심의위가, 기금투자정책과 자산배분결정은 기금운용위가, 실제 기금투자는 기금운용공사가 삼두마차로 각각 나눠서 맡는 방식으로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방향이 모아진다. 정부가 기금운용체제를 손질하려는 것은 기금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이다.국민연금기금은 연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출범 당시 운용자산 규모는 5300억원에불과했다.하지만 2000년대초 50조원대에 머물렀던 기금은 2003년 100조원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 2010년 300조원 ▲ 2013년 400조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14년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460조원까지 불었다. 올해는 5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말 20.8%, 2009년말 26%, 2013년말 29.9% 등으로 상승했다. 해마다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주식시장 비중 역시 2006년말 2.7%에서 2009년말 3.7%, 2013년말 6.4% 등으로 확대돼 주식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보사연 원종욱 미래전략연구실장은 "제도와 기금운용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전문성과 대표성을높이며 가입자 의사를 반영해 기금을 투자함으로써 이른바 '주인과 대리인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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