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여는 美 소비자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세계 최대 시장 미국 소비자들이 서서히 지갑을 열고 있다. 소비자의 개인지출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소매판매도 넉달만에 반등했다.18일 KOTRA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9% 증가한 4414억 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증가폭으로 전월 기록인 0.5% 감소(수정치)를 상회하는 수치이나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1.1% 증가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지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대비 0.2% 증가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반등했다.미국 소매판매를 산출할 때 쓰이는 13개 주요 품목 가운데 개인용품을 포함한 9개 품목에서 소비자 수요가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변동성이 심한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4% 증가했고,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5% 증가를 기록했다.2월 자동차 판매는 전월대비 2.1% 감소를 기록한데 반해 3월 자동차 판매는 전월대비 2.7% 증가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크게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3월 자동차 판매의 증가는 고급 자동차와 대형 트럭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13개 주요 품목 가운데 자동차, 건축자재, 가구 판매 등 9개 부문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증가한 반면 휘발유, 전자제품 판매 등 4개 부문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감소했다. 주요 소매판매 품목 가운데 자동차 판매(2.7%), 건축자재 판매(2.1%), 잡화점 판매(1.7%), 가구 판매(1.4%), 의류 판매(1.2%) 등은 전월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외식 산업(7.7%), 건축자재 판매(6.3%), 자동차 판매(5.2%), 개인용품 판매(5.1%), 건강 및 생활용품 판매(4.9%) 등은 전년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반면에 주유소 판매(-0.6%), 전자제품 판매(-0.5%), 식료품 판매(-0.5%), 무점포 판매(-0.1%) 등은 전월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 따르면 3월 미국 소비자의 재량적 지출(discretionary spending)이은전월대비 4달러 증가한 86달러로 집계됐다. 갤럽은 미국 소비자들의 재량적 지출을 산출하기 위해 3월 한 달간 매일 1만5708명 대상 설문을 통해 상점, 주유소, 온라인 등에서 지출한 금액을 조사한다. 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재량적 지출을 산출해내기 위해 공과금(예: 자동차세, 전기료, 전화료 등)을 제외한 자유재량에 의한 소비금액만을 조사했다. 미국 소비자 재량적 지출은 연말 쇼핑시즌이 끝나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2월 재량적 지출도 낮은 수준이나 증가추세를 보였고 3월 역시 전월대비 증가추세를 보였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3월의 재량적 지출은 매해 평균 4.7달러씩 증가추세를 기록했다. 미국 상류층(연간소득 9만 달러 이상)의 3월 재량적 지출은 전월대비 7달러 증가한 144달러를 기록했다. 중산층 및 저소득층(연간 소득 9만 달러 이하)의 3월 재량적 지출은 전월대비 4달러 증가한 75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휘발유 가격이 최근 근소하게 상승해 소비자의 재량적 지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소비자의 재량적 지출은 지난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으나 수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나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소비자들이 고용시장 개선에도 불구 여전히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지난 한파 역시 소비자들의 구매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국제 유가하락으로 인한 미국 내 휘발유 값의 하락세와 고용시장 개선 등이 가계소비 활동의 활성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KOTRA는 미국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의 미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업종별 영향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봤다. 가전과 반도체는 금리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미국 시장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수출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자동차는 금리 상승이 신차 구입을 위한 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신차 구입 수요가 많은 데다 현지 대부업체 간 경쟁으로 금리 효과가 상쇄돼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반면 금리 상승이 저유가와 맞물려 미국 농업·광업·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켜 철강과 기계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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