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출국 시각을 늦추면서까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난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 사진=아시아경제DB
이 회동은 우선 박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제안해 이뤄졌다는 점, 박 대통령이 그러면서 새누리당에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을 귀담아 듣겠다고 한 점 등에 초점을 맞춰 풀이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당 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들을 가감없이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불러서 만났지만 보궐선거를 앞둔 당의 입장을 그대로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16일 독대에서 박 대통령이 당 내외의 의견을 전달받은 뒤 (이완구 총리의 거취 문제는)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 총리 거취와 관련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를 불러 당의 주장을 듣는 형식을 빌려 이 총리를 지켜줄 뜻이 없다는 생각을 시사한 셈이다.
김무성. 사진=아시아경제DB
박 대통령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주장에 대해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면 어떤 조치라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특검에 대해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도 말했다. 어떤 조치라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이 총리 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특별한 상황의 반전이 없다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이는 이완구 총리에게는 자신사퇴의 선택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순방 후 귀국한 뒤 성 전 회장 주장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더라도 여론이 계속 악화된다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독대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기간에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경우 정국에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했으리나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모든 얘기를 다했다”면서도 “해임건의안은 야당에서 하는 행위기 때문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한편 대통령은 이날 독대를 통해 지난해 문창극 총리 후보 건에서처럼 추이를 지켜볼 말미를 갖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룸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