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문을 닫아걸었던 북한이 설명 없이 다시 외국인들을 받아들였다. 지난 12일 열린 평양마라톤대회에 미국인 100명을 포함해 약 30개국 외국인 650명 정도가 참가하도록 허용했다.
제레 롱맨 뉴욕타임스 기자. 사진= NYT
이 대회에서 뛴 제레 롱맨 뉴욕타임스 기자(60)는 관광 가이드에게서 몇 가지 설명을 들었다며 “북한은 외화를 벌어들여야 하고 스포츠 행사를 열어 ‘악의 축’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한다”고 말했다.롱맨 기자는 16일(현지시간) 기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013년에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를 기존 20만명에서 3년 이내에 100만명으로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쓴 책 ‘리얼 노스 코리아’를 인용해 이를 위해 북한 정부는 새 공항터미널을 짓고 외국 관광객을 평양 마라톤과 국제영화제에 초대하고 있으며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부자들을 스키 리조트로 유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은 북한을 동아시아의 스위스로 만들고자 한다. 이에 대해 란코프 교수는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하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꿈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평양마라톤에 외국인이 참가하도록 허용했다. 올해 외국인 마라토너는 지난해 약 200명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은 거리에 따라 참가비 50~100달러를 냈다. 이날 북한 참가자는 약 150명이 뛰었다. 평양마라톤 대회는 북한이 태양절이라고 부르는 15일 김일성 생일을 기념해 이 무렵에 열린다. 이날 대회는 10㎞와 하프, 풀로 나뉘어 개최됐다. 참가자들이 출발하는 김일성경기장에는 성인 남녀와 학생 5만여명이 모여 자리를 거의 채웠다. 관중들은 마라토너들이 달리는 동안 축구 경기를 지켜봤다. 마라토너들은 대동강을 따라 개선문을 지나고 류경호텔이 보이는 코스로 달렸다. 류경호텔은 1987년 착공됐지만 경제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평양마라톤에서 달리는 외국인 참가자들
사진 촬영은 공식적으로는 금지됐지만, 실제 사진을 찍는 것은 제재되지 않았다. 응원 나온 아이들은 스스럼이 없었고 몇몇은 “Nice to meet you” “Welcome to Korea”라고 영어로 말했다. 간이 화장실은 없었다. 참가자들은 도로변 건물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북한 가이드는 참가자들의 복장을 주의깊게 살펴봤다. 미국ㆍ한국ㆍ일본 국기나 이미지는 금지됐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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