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무기소형화 기술보유 ‘부정에서 긍정으로 유턴’

북한이 핵시설 건설에 6억∼7억달러,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2억∼4억달러, 핵무기 제조 실험에 1억6000만∼2억3000만달러, 핵융합 기초연구에 1억∼2억달러 등 핵무기 개발에 11억∼15억달러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기술을 보유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현재 개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우리 군의 평가와는 다른 것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열리는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회의에 앞서 공개한 자료에서 "북한은 핵실험 이전에 자주적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초기 개발단계부터 소형화된 탄두를 목표로 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 후발국이지만 중단거리인 노동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과 같이 중등 이상 수준의 과학기술력을 가진 국가는 후발국의 우세 등을 활용해 최초 핵실험에서 미사일 탄두개발까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며 "수평갱도 핵실험을 통해 기술과 장치를 검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최초 핵실험 직전에 탄도미사일 '둥펑 2호'의 시험발사에 성공해 핵실험 후 2년 만인 1964년 핵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한 것과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북한의 핵개발 다음 단계로 고농축우라늄(HEU)에 기반한 대량생산체제 구축이 될 것이라며 "북한도 플루토늄을 활용하는 내폭형 기폭장치를 개발했으므로 이를 HEU에 적용해 더 많은 수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핵물질에 중수소화리튬 등을 넣어 부분 핵융합을 일으키는 강화형 핵무기를 개발해 중량 대비 위력을 증가하는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이 선임연구위원은 예상했다.북한은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에 각각 진행된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3차핵실험에서는 우라늄을 이용했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영변 우라늄 시설에서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고 순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보유할 수 있는 핵무기 수가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유지와 보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를 안전하게 저장하면서 노화를 방지하고 상시 성능을 발휘하도록 유지, 보수하는 것에는 상당히 많은 재정이 소요되지만 북한처럼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재정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시설 건설에 6억∼7억달러,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2억∼4억달러, 핵무기 제조 실험에 1억6000만∼2억3000만달러, 핵융합 기초연구에 1억∼2억달러 등 핵무기 개발에 11억∼15억달러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핵무기 소형화에 대한 의견은 이 선임연구위원과도 일치한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은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는데 성공했고 KN-08 미사일에 장착해 미 본토로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또 미국 '성조지'는 고트니 사령관이 "KN-08은 현재 가동중(operational)"이라며 "우리는 이에 맞서 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는 KN-08이 실전 배치됐다는 근거가 없고 현재 개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우리 군의 평가와는 다른 것이다.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북한이 KN-08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거나 핵무기를 소형화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는데 (우리 국방부) 정보본부에서 미 정보당국에 공식 확인했다"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고트니 사령관의 발언은)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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