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전동차 공급자 선정…2천억짜리 복마전 양상

서민의 발이 되고 있는 지하철.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 공급자 선정 결과를 놓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중소기업이 포함된 중소기업컨소시엄이 국내 철도차량을 독점해온 현대로템을 제치고 2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자로 선정된 데 대해 적격성 시비와 안전성 논란에 이어 거래업체들이 탄원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전동차 200량 납품업체로 선정된 다원시스ㆍ로윈컨소시엄에 참여한 로윈의 거래업체 13곳은 7일 서울메트로와 로윈에 납품대금을 지급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디유에이엔아이 등 13개 업체는 로윈에서 받지못한 물품대금이 총 31억원에 이른다면서 서울메트로가 나서 로윈측에 미지급 대금을 우선적으로 변제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로윈은 지난해 5월 14일 법정관리를 신청해 현재 회생절차가 진행중이어서 채무불이행에 대해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로윈의 회생절차 개시로 탄원사 외에도 수많은 채권자가 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로윈이 부품사들에게 변제해야할 채무를 청산해야 이번 2호선에서도 부품사들이 믿음을 갖고 안정적인 물품공급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특수전원장치 전문기업 다원시스와 전동차제조업체 로윈이 각각 6대 4 지분으로 참여한 컨소시엄은 서울메트로 2호선 노후 전동차 200량 교체를 위한 구매입찰에 참가해 지난달 20일 조달청으로부터 낙찰자로 선정됐다.낙찰가는 2096억원으로 1량당 약 10억5000만원,발주가 2531억원 대비 82.8% 수준이다. 그동안 현대로템이 단독 응찰한 낙찰률(99%이상)과 비교하면 1량당 2억원 안팎 낮은 수준이다.논란은 낙찰자 선정 직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철도차량 부품사 단체인 한국철도차량공업협회는 로윈의 과거 이력과 저가낙찰에 따른 안전성 우려를 들어 서울메트로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27일과 30일 잇달아 집회를 가진 바 있다. 이들은 다원시스ㆍ로윈컨소시엄이 차체, 대차 등 주요부품들을 중국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제동장치 역시 국내가 아닌 해외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국내 부품사들이 발주처인 서울메트로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도 7일 성명을 내 로윈이 납품한 서울메트로 전동차 SR시리즈가 불량품이라고 주장하고 납품한 제품도 감당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업체를 선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전동차 SR시리즈는 로윈이 지하철 7호선 운영을 위해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총 56대를 계약해 납품한 차량이다. 실제로 2013년 당시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채재선 위원장은 도시철도공사가 로윈으로부터 주문제작한 전동차(SR 001~007, 총 7대)가 납품조건을 위반했음에도 어떠한 징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법적 공방도 불가피하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24일 다원시스ㆍ로윈이 완성차를 만든 경험이 없고 서울메트로가 전동차 이행실적 평가기준에 납품수량 등을 구분하는 세부 평가기준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등 입찰규정을 변경했다며 후속 절차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로윈측은 일련의 잡음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한상배 로윈 부사장은 거래업체의 탄원과 관련해서는 "회사는 물론 서울메트로에도 거래업체의 탄원서를 받지 못했다"면서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출자전환된 66%를 제외한 34%의 채권에 대해서는 2019년부터 분할상환하도록 했으나 연내 투자유치 등이 마무리되면 최대한 조기에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또한 "저가낙찰이 아니라 현대로템의 그동안 낙찰가가 높았던 것이다. 인건비와 생산성, 원가절감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전동차를 납품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국가가 엄격한 절차와 검증을 거쳐 선정한 사업자를 흔들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로윈의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오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의 서울메트로 현안보고에서도 이번 입찰논란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영진 교통위 위원(새정치민주연합)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저가입찰로 인한 품질저하로 인한 우려와 부품조달에 대한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인만큼 안전성 우려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검증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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