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현대차가 수입차 공세를 막기 위해 내놓은 아슬란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있다. 수출을 검토하고 있어 수출이 부진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슬란의 3월 판매량은 866대를 기록해 올 들어 처음으로 1000대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전월 대비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아슬란이 유일하다. 아슬란의 3월 판매량은 2월에 비해 17.8% 줄었다. 지난 2월은 설 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적었기 때문에 대부분 차량의 3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슬란의 월별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 10월 239대로 시작해 11월 1320대, 12월 992대, 올해 1월 1070대, 2월 1054대였다. 12월 하락세를 보이다 1월부터 소폭의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지난달 다시 800대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아슬란은 국내 대형세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갈수록 늘어나자 현대차가 대항마로 개발한 차다. 지난해 10월 출시 당시 현대차는 아슬란의 판매 목표를 지난해 6000대, 올해 2만2000대로 잡았으나 지난해 판매량은 2551대에 그쳤다. 아슬란 출시 이후 현대차는 각종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출시 직후 주요 전시장에서 아슬란 전용 전시공간을 운영했고 1월에는 전국 시승센터 9곳에서 1박2일간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시승프로그램을 운영했다. 3월에도 출장자 시승 프로그램, 아슬란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아슬란 클래식 시승 이벤트' 등을 줄줄이 시행했다. 또한 현대차 보유 고객이 아슬란을 살 경우 100만원을 할인해 주거나 지난해 10월 생산된 재고분의 경우 300만원의 추가 할인을 적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아슬란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애매한 차급 때문이다. 제네시스를 사기에는 부담이 되고 그랜저보다는 높은 급을 원하는 소비층을 겨냥해 출시했지만 생각보다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주요 대기업의 임원차량 경쟁에서도 밀렸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마친 삼성·SK·LG 등 주요 그룹은 임원에게 지급할 차량에 아슬란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들 대기업이 아슬란을 임원용 차량 리스트에 올리지 않은 것은 기존에 구입하던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포지셔닝이 애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 같은 부진에 수출이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현대차는 아슬란을 내수용으로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에 따라 수출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수출 일정이 잡힌 것은 없으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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