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아시아 칼럼]지방의 현실

[에듀아시아 김대희 자문위원]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현실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사실, 서울에서도 강북과 강남의 교육 현실도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지방과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는 특목고나 자사고와 같은 선발형 학교를 다니는 경우보다, 평준화 일반고를 다니는 경우에 더욱 크게 나타난다.우스갯소리로, 서울과 지방의 교육 현실의 차이가 10년 난다고 이야기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단순한 교육 현실이나 정보의 차이가 아니라, 그 정보나 현실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 그리고 변화의 속도의 차이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차이의 기반에는 변화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정보를 알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며, 누군가가 해주기만을 바라는 부모님들이 자리하고 있다.지금은 KTX가 다니고, 인터넷이 활성화된 21세기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정보들은 큰 시간 차이 없이 서울이든, 지방이든 손품 발품만 팔면 얻을 수 있으며,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설명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나 녹화하여 볼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마음만 먹는다면 부산이나 제주도에 거주하는 학부모(또는 학생)들이 서울을 당일에 왔다 갔다 할 수도 있는 시대이다. 즉, 서울에서 열리는 (물론, 질적으로 우수한 설명회라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설명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후 늦게 또는 밤에 내려오는 일정도 하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그러나 지방에서는 저러한 학부모들이 극성학부모가 되어 주변 학부모들의 비아냥과 멸시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강남에서는 더한 부모들도 관심이 많다, 애정이 있다, 열정적이라면서 칭송을 받기도 하는데 말이다.대입을 위해서는 결국 “어느 고등학교를 가야 하는가?”로 귀결되기 때문에 결국 고입에 대해서 알아야 하며, 고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학생에게 적용되는 교육제도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역으로, 특목고를 가려는 학생이 있다면 내 아이에게 특목고가 적합한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대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그러한 이해 대신에 당장 고입만을 위해 대입과 관련된 부분을 무시해버리거나,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당장 대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바뀔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한다.그러나 변화한 제도나 입시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내용을 인식해야 하며, 변화하는 내용을 통해서 흐름이나 앞으로의 변화도 예측이 가능해지게 된다. 아울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안목도 길러지게 된다. 막연하게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죽으라고 설명회를 쫓아다니고, 입시 요강을 본다고 해서 입시를 바라보는 눈이 생긴다거나, 교육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입시가 그렇게 간단하다면 입시전문가라는 직업은 없어질 것이고, 정보라는 것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안타깝게도, 경험적으로 볼 때, 지방 부모님들의 경우 자녀가 고등학교 2학년이나 3학년이 되어서야 뒤늦게 정보를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때 정보를 찾아다니거나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하면 아예 무관심하거나 어리다는 이유로 흘려듣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지방 부모님들의 가장 큰 실책이라면, 주변에서 다들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밀려 내 아이에게 필요 없는 것을 시키는 경우가 무척 많다는 점이다. 입시에서 요구하는 것은 100인데, 부모는 아이에게 200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 비효율성은 입시에서 실패를 부르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된다.서울과 지방의 현실 격차는 매우 크다. 일례로,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전교 1등을 지방 국립대에만 진학시켜 버린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그 다음 해에 그 학생은 재수해서 내신 100% 전형으로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에 진학하였다. 반면에, 같은 평준화 일반고임에도 한 학년에 40~50명 이상을 서울소재 대학으로 진학시키는 고등학교도 존재한다. 그리고 두 학교의 학부모회 활동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물론, 부모의 열의가 100% 자녀의 입시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통계적으로 보게 되면 열의가 있는 부모의 자녀들이 학업 성취도가 우수한 편이며, 입시에서도 결과가 괜찮은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어차피 입시에서 100%라는 것은 없으며 결국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부모는 결국 자식의 입시를 대신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식의 짐을 함께 조금이나마 짊어지고 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열의를 가지고 정보를 찾아보고 내 아이에게 적합한 전형과 대학, 학과를 찾아 아이의 입시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일 것이다. 지방이라고, 집이 가난하다고 이야기하지 말고, 지금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입시정보를 찾아보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미래교육컨설팅 김대희 소장 operation10606@hanmail.ne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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