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이란 핵협상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서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북한 핵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2일(현지시간)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개발 중단과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6월말까지 최종 타결하기로 했다. 이란 핵 문제가 최종 타결되면 북핵 문제만 남게 된다.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두 사안 모두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 유지와 직결돼 있다. 또 이번 이란 핵협상에 참여한 미국, 중국,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6자회담 당사자이기 때문에 북핵 협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특히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이어 이란 핵문제가 해결 수순에 들어가면서 그간 쿠바, 이란, 북한 등 3개국에 대해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고 천명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선 자연스럽게 북한에 관심이 쏠리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말 '업적쌓기(legacy building)'에 나선다면 미국이 북한과도 역사적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그러나 북핵 문제에 관한한 아직 낙관론 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며 차원이 다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편입된 상태에서 평화적 핵이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은 NPT 체제 밖에서 3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한 적이 있다.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달 19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고 핵실험도 했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도 않고 실험도 하지 않았다. 두 나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무엇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6년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6자회담 당사자 중 북한을 제외한 5자는 최근까지 북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상당한 공감대를 이뤘고 이른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탐색적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관리는 최근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내려놓는 일은 앞으로 절대 없을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 요청을 받아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담이 재개되면 어떤 조건을 주고받을 것인지 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게 현재 평양 내 분위기"라고 전했다.이는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이른바 '핵ㆍ경제 병진 노선'고 맞닿아 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핵ㆍ경제 병진 노선 채택 2주년을 맞아 병진노선 채택을 '역사적 사변'으로 규정하며 이를 더욱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