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안 개선 요구에 상당한 진전있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데는 '국익'이 주효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이 잇달아 가입을 결정하며 미국과의 전통적 우방관계보다 '경제'라는 목표에 더 무게를 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수차례 "우리 국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다. 중국의 장기국가발전전략의 핵심기구인 AIIB는 낙후됐던 아시아 지역의 지속적 성장과 사회발전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고자 설립되는 다자개발은행이다. 중국 정부는 아시아 인프라시장이 열리면 2020년까지 최소 5조 달러(약 5650조원)의 건설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 가운데 한국의 AIIB 참여결정으로 건설, 통신, 교통 등 인프라 사업에 경험이 많은 우리 기업들의 사업참여가 확대되고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AIIB를 바탕으로 아시아 내 거대한 경제권이 형성될 경우 성장동력을 잃은 한국경제에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인프라 사업은 물론이고, 펀딩 과정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참여도 기대된다. 특히 AIIB는 한국 정부가 설립시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되는 최초의 국제금융기구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경제적 지위에 걸맞는 적극적 역할을 하며 금융외교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정부는 AIIB 참여에 대한 언급에 조심스러움을 내비쳐왔다. 미국의 반대는 물론이고, 주요 선진국들은 AIIB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한국 정부 역시 AIIB의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 등이 국제적 수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요 국들과 함께 적극 표명하면서, 중국측에 설립안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AIIB 가입을 결정한데는 이와 관련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정부의 예정창립회원국(Prospective founding members) 참여결정은 중국측으로 부터 가입요청을 받은지 8개월만이다. 지난해 10월 21개국이 예정창립회원국으로 확정된 데 이어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이 가입을 신청했다. 기존 예정창립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으면 한국도 예정창립회원국의 지위를 얻는다. 정부가 AIIB 가입을 결정한 만큼 어느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느냐가 중요 이슈가 됐다. 지배구조, 운영방침을 논의하는 첫 회의에서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기 위해서는 최소 6%의 지분을 얻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창립회원국 자격으로 AIIB에 가입하게 되면 참여국가간 지분 협상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AIIB는 10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각 국에 인프라 건설자금을 대출해줄 계획이다. 중국은 1000억달러중 500달러를 출자해 50%의 지분율과 의결권을 보유하겠다는 구상이다.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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