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가 회식인가…갤러리 ‘밥 한번 먹자’ 퍼포먼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한국인이 자주 하는 말 ‘밥 한번 먹읍시다’를 한 사진작가가 퍼포먼스로 연출했다. 사진작가 박춘원은 17일 오후 서울 서촌(종로구 통의동) 사진 갤러리 류가헌에서 밥솥으로 밥을 지어 인근 통인시장에서 사온 멸치볶음과 갓 구은 김을 반찬으로 관람객들과 식사 한 끼를 나눴다.

박춘원 사진작가의 작품

박 작가는 “밥 약 30인분이 동났다”며 “다들 밥을 맛있게 드셨다”고 말했다. 그는 “두 공기를 비우는 관람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퍼포먼스는 6시에 시작돼 7시까지 이어졌다. 그는 18일 기자에게 “반응이 정말 좋아 퍼포먼스를 한번 더 할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퍼포먼스는 ‘밥 한끼’를 주제로 한 박 작가의 사진이 전시된 가운데 진행됐다. 그는 자신이 실제로 밥을 해먹는 밥솥과 그릇, 수저, 라면 끓이는 양은 냄비 등을 오브제로 촬영한 사진을 그룹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룹 전시회는 17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박춘원 사진작가는 17일 오후 6시 서울 서촌(종로구 통의동) 사진 갤러리 류가헌에서 '우리 밥 한번 먹자' 퍼포먼스를 열었다. 박 작가가 밥을 푸고 있다.

그는 전시와 퍼포먼스를 연 취지와 관련해 “‘밥 먹었어요?’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는 말은 우리 한국 사람들 입에 붙은 자연스런 인사”라며 “밥은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하게 배어들어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직결된 무언가”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그의 자전거가 내 맘속에 들어 왔다’는 광고 카피처럼 어느 날 아침 밥솥이 내 눈에 문득 꽂혀 들어왔다”고 들려줬다. 그는 “쉬익 거리며 흰 김을 뿜어내며 밥을 짓느라 요란을 떨고 있는 밥솥을 보면서 이 밥솥이 디지털 시대에 잊고 지내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불러일으키는 ‘영매’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춘원 사진작가

그는 아침마다 밥을 지으면서 거실로 들어오는 빛이 좋을 때면 밥솥을 찍기 시작 했다. 이를 눈여겨 본 장일암 작가가 그에게 “밥솥 사진을 이번에 기획하는 전시회에 출품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아이디어에 밥을 나누는 퍼포먼스를 추가로 기획했다. 박 작가는 기독사진가협회 사진전과 페이스북 사진 그룹인 ‘오빠네 사진관’의 그룹전 등 지금까지 그룹전에 다섯 차례의 참여했다. 그는 2010년 위즈메타를 설립해 차세대 동영상 플랫폼을 교육, 공공 서비스, 미디어, 전자상거래 분야 등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 중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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