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 '요우커' 열풍에 화장품社 '군침'

대기업·중소기업·중국업체들 국내 화장품사 M&A 추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한류와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바람에 상장사들이 화장품회사 인수합병(M&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화장품회사 찾기에 혈안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20대 그룹 중 두 곳 이상이 증권사에 화장품 업체 인수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수 조건으로 제조 경쟁력과 매출액 500억원 이상을 요청했다고 전해졌다.중소기업들도 화장품 업체 인수를 노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H사는 화장품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W사도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관련 업체 인수에 나섰다. 이들 중소기업은 사업다각화를 꾀한다는 목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업체들도 한국의 화장품 회사를 찾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상장 중국업체들과 중국 판매망을 갖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인수할만한 화장품회사를 알아보고 있다"며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많아지자 중국 내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 화장품을 팔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사업목적에 화장품 관련 업종을 추가하는 상장사들도 다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올해 화장품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고 공시한 회사는 총 4곳이다. 코아크로스, 삼화왕관, 하이쎌, 아미코젠 등이다. 코아크로스는 유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삼화왕관은 병마개 제조업체, 하이쎌은 액정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아미코젠은 산업바이오 전문업체다. 지난해에도 서흥, KTcs, 한라, 디올메디바이오, 락앤락, 파미셀, 에스티오, 홈캐스트, 판타지오, 위지트, 케이엠알앤씨, 르네코, 리젠 등 다수 회사들이 화장품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이처럼 기업들이 화장품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은 요즘 화장품주들이 제대로 중국 바람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5%, 52% 증가했다. 주가는 13일 종가 29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4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화장품회사 한국콜마 주가는 86%가량 올랐다. 유류도소매업체였던 리젠은 약 333%나 뛰었다. 지난해 김우정 리젠성형외과 원장이 인수한 뒤 화장품 등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마스크팩을 만들면서다.그러나 상장사들이 뜻대로 화장품 회사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사 M&A 수요는 많지만 눈높이차가 있어 아직 실제 인수사례가 많진 않다"며 "연 매출액 100억원 미만의 회사들은 수백곳이지만 제조기술을 갖춘 우량 회사들이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무분별한 화장품사업 진출이 다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류 거품이 식고, 중국의 화장품회사 기술력 올라오면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아울러 본업 사정이 좋지 않아 각종 뜨는 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 하는 경우 있을 수 있으니 투자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현대증권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시장은 2013년 기준 10년간 연 15.8%씩 성장했다. 앞으로 5년간 연 15% 성장할 경우 2018년 2668억위안(약 48조27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이에 일각에선 중국 화장품업체인 후강퉁 상장사 '상해가화연합'에 투자하는 수요도 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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