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경제청 특정감사 14건 적발…송도 골프연습장·한옥마을 음식점 등 사업자 특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로 있던 왕산레저개발에 167억원을 불법 지원한 사실이 인천시 감사결과 드러났다.왕산레저개발은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을 위해 2011년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전액 출자해 설립된 회사다. 조 전 부사장은 이 회사 대표를 맡다가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요트 경기를 위해 왕산마리나에 임시가설물 설치비용 500억원 중 167억원을 국·시비로 지원했다. 그러나 이는 민간 시설에 대한 국·시비 지원이기 때문에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을 위반한 것이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대회 관련 시설의 신축 및 개·보수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지만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5월 마리나항시설 준공 후 소유권 이전에 앞서 왕산레저개발과 협의해 167억원에 해당하는 지분 확보 등 소유권 확보대책을 강구할 것을 인천경제청에 통보했다. 한편 시는 인천경제청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여 왕산마리나 불법 지원을 포함해 총 14건의 업무가 부적절하게 처리된 것으로 확인했다.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0월 개장한 송도 모 골프연습장과 관련, 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골프연습장에 인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공원 면적의 5% 미만으로 조성해야 하는 규칙이 준수되지 않아 골프연습장은 법적 제한면적보다 2만6877㎡나 크게 조성됐다.인천경제청은 또 송도 재미동포타운 조성 사업과 관련해 사업시행자에게 토지 매각대금의 중도금 납기를 3개월이 아닌 1년3개월로 계약하고 규정에 없는 선납할인율을 연 6%로 적용하는 특혜를 제공했다. 최근 고급 식당 등 상업시설 유치로 문제가 된 ‘송도 한옥마을’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지적됐다.시 감사 결과 인천경제청은 한옥마을 외식·문화공간 조성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진행했다. 토지임대료 산정 때 실제 대지면적(1만2564㎡)을 임대 면적으로 산정해야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대지면적 중 건축물과 주차장 면적(4027㎡)에 대해서만 임대료를 부과, 2억5200만원의 임대료를 부과하지 않은 셈이 됐다.또 공연장, 민속놀이 체험장이 외식매장의 조경공간으로 불법 용도 변경됐는데도 사용 승인 처리했으며 한옥마을 사업비 중 1억6500만원을 임의로 경제청 27층 대회의실 인테리어 공사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 내 조성되는 한옥마을은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2만 8000㎡ 부지에 연회장과 한옥호텔, 저잣거리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하지만 한옥호텔 옆 저잣거리에는 애초 계획된 한옥과 한방체험, 공예품 판매시설 등 전통문화 체험공간 대신 갈비집과 일식집, 불고기집, 샤부샤부 전문점,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들어서 ‘무늬만 한옥마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이밖에 시 감사결과 인천경체청은 송도 1∼4공구 유시티(U-city) 기반시설 구축공사 와 관련, 근거없이 인천유시티㈜와 675억원의 위·수탁 계약을 체결했으며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신축 업무와 관련해서는 경관 상세 계획을 즉시 반영하지 않아 경관위원회 심의를 누락하는 결과를 낳았다.또 송도 아트시티 공공미술사업, 바이오리서치단지(BRC) 사업, 지식기반사업단지 토지매각, 지식정보산업단지 소유권 이전 등기 등의 업무에서도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지적됐다. 시는 이번 감사에서 중징계 2명, 경징계 7명, 훈계 13명, 경고 1명 등 징계조치를 취하고 297억2800만원을 추징·회수토록 했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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