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전성시대 '동력은 금융'

올해 금융권 타이틀스폰서 8개, 상금 규모도 톱스타 마케팅도 '큰 손'

KB금융그룹 소속 박인비가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갤러리에 둘러싸여 샷을 하는 장면.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여고남저(女高男低)'.그야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르네상스시대다. 올 시즌에는 2개 대회가 사라진 반면 4개가 신설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지금 추이라면 오히려 일정이 부족할 정도다. 타이틀스폰서들이 흥행이 되는 시기를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갤러리 동원이 용이한 수도권 근교 골프장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그 동력이 바로 '금융'이다. ▲ 은행이 역시 '큰 손'= 30개 대회 가운데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기업은 금융권이 8개로 가장 많다. 개최 순으로 살펴보자. 5월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은 올해부터 NH우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으로 이름을 바꿨다. 7월 말에는 한화금융클래식이 있다. 총상금이 12억원에 달하는 빅 매치다. 한화생명과 한화투자증권,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관련 계열사가 모두 참여한다. 가을 시즌은 더욱 풍성하다. 매트라이프생명은 메이저대회인 KLPGA챔피언십의 타이틀스폰서다. KDB대우증권과 OK저축은행도 각각 대회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ㆍ외환은행은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월드스타들을 국내로 끌어 들인다. KB금융그룹 역시 KB금융스타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4대 메이저 중 하나를 맡았다. 올해는 카드사도 가세한다. BC카드다. BC카드클래식이 2008년 이후 폐지됐다가 올해 다시 합류했다. 금융권에서 여는 대회는 통이 크다는 점도 이야깃거리다. 평균 5억원을 넘어 대부분 6억원이 넘는 총상금이다. 하나ㆍ외환의 총상금은 200만 달러(22억원)다. 대회장에 고객용 관전석을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는 등 프레스티지 마케팅을 위한 운영 경비도 아끼지 않는다.

KDB대우증권클래식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소속의 이승현이 샷을 하는 장면.

▲ 선수마케팅도 '선점'= 금융권은 선수 영입에서도 큰 손으로 통한다. 남녀 통틀어 정규투어에만 60여명의 선수가 금융업계와 계약을 맺고 있지만 여자선수가 대부분이다. 올 시즌 국내 투어에서 기대주로 떠오른 박결(19)은 수많은 기업의 러브콜을 물리치고 NH투자증권 모자를 쓴다. 이미림(25)과 정혜진(28), 이승현(24) 등이 소속돼 있다. KB금융그룹은 '골프여제' 박인비(27)를 거느리고 있다. 올해부터 LPGA투어로 진출한 김세영(22)을 후원하는 미래에셋은 김세영이 데뷔 2경기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벌써부터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화에서는 이민영(23)과 윤채영(28), 지은희(29)를, 하나금융은 유소연(25)과 박희영(28)에 이어 박세리(38)와 허미정(26)을 새로 영입하는 등 지난해 말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BC카드는 장하나(23)와 함께 최근 정재은(26), 김지희(21)를 새 식구로 맞았다. 이처럼 금융업계가 여자골프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프를 좋아하는 고객의 성향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실력에 미모까지 겸비한 여자선수가 투어에서 흥행카드 역할을 하고 있고, 재투자를 양산하면서 선수는 물론이고 투어의 판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회를 치른 직후거나 소속 선수가 선전하면 고객과의 화젯거리도 풍성해진다"며 "영업과 직결되는 셈"이라고 효과를 피력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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