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박근혜…유력인사 피습 '경호' 어떻게 돼왔나

5일 김기중씨의 피습으로 중상을 당한 리퍼트 대사가 병원을 가기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현행 경찰청 훈령에는 '주한 외교관' 경호 대상자 미포함-박근혜 대통령 피습 때는 정치인들 경호 문제 부상-G20회의 기간에는 경호 관련 '특별법' 마련돼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 당시 한국 경찰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유력인사에 대한 경호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의 상시 경호를 받을 수 있는 인사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5∼6명 정도다. 이 외에 경찰청 훈령에 의해서도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경찰청 훈령의 '요인보호규칙'에 따르면 정부 주요 인사 및 과학자로 테러ㆍ납치 등으로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침해가 우려되는 인사는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경찰청은 해마다 요인보호 심의위원회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3부 요인을 포함해 수십명이 현재 경호를 받고 있다. 리퍼트 대사처럼 주한 외교관은 '요인 보호 대상자'에 들어가 있지 않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뒤늦게 리퍼트 대사를 대상자로 지정했다.경호 범위에 대한 논란은 유력인사의 피습 때마다 제기돼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지원 중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의 피습을 계기로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경호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당시 국회에서는 '요인경호법 개정안'이 논의됐었다. 개정안은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자로 선출된 자를 국내경호 대상자 지정하고, 정당의 요청이 있는 중요 정치인에 대한 경찰의 경호를 실시하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 심의과정 중 정부와 여야 간 이견으로 처리가 무산됐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에서는 경호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회의에 참석하는 G20 정상들의 경호를 위해 군을 동원하고, 경호처장이 법이 허용하는 집회라도 금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이 제출한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은 격론 끝에 국회를 통과해 G20 회의 기간 실시됐다. 대통령 경호처의 범위를 대통령뿐 아니라 국가요인까지 늘리는 방안도 추진됐었다. 지난 2008년 정부는 대통령 경호실법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로 바꾸고 법 안에 '방한하는 외국의 국가원수 또는 행정수반과 그 배우자'와 '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을 넣어 범위 대상자를 넓혔다.이에 따라 이번 리퍼트 대사 피습도 현행법을 이용하면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그간 외국 대사를 요인보호 대상자로 지정한 전례가 없다. 리퍼트 대사의 경호는 미국대사관 보안과에서 자체적으로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관의 직무 및 특권 등을 규정한 '외교 관계에 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주재하는 외교관 보호는 외교사절을 접수한 국가가 하게 돼 있다. 경찰이 요인보호 심의위원회를 통해 주한 외교관들을 대상자에 넣거나, 대통령 경호실법의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을 이용해 보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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