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저 고속열차 '유로스타' 매각…저가항공 때문?

加퀘벡주 연금펀드와 英펀드 컨소시엄에 40% 지분 매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정부가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 고속열차 '유로스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BBC는 유로스타의 승객 수송량이 20년 전 예상에 미치지 못 했다며 여러 원인을 분석했는데 가장 먼저 저가항공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1996년에 당국은 유로스타가 2004년까지 연간 2140만명의 승객을 수송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04년 실제 승객 수송량은 예상치의 3분의 1인 730만명에 그쳤다. 10년여의 시간이 더 흐른 현재 유로스타의 연간 승객 수송량은 간신히 1000만명을 넘어섰다. BBC는 약 20년 전 당국이 예상치를 내놓은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원인을 분석하며 저가 항공 도입을 첫 손에 꼽았다. BBC는 여객선 비용도 싸졌고 경기 침체가 있었고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가 있었고 구제역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유로스타 지분 40%를 캐나다 퀘벡주 공공 연금펀드인 CDPQ(Caisse de Depot du Placement du Quebec)와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 인프라스트럭처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후 지분은 CDPQ가 30%, 헤르메스가 10%를 갖게 된다. 매각 대금은 7억5710만파운드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유로스타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며 거래가 매우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정부 채무를 줄일 수 있고 다른 국가 인프라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영국 정부는 정부 채무 감축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유로스타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했던 2013년 가을 당시 영국 정부가 예상한 매각가는 3억2500만파운드였다. 당시 예상가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금액에 매각한 셈이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피니언면을 통해 정부가 국가 자산의 가치를 얼마나 잘못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로스타 사업을 포기하면서 정부의 세금 의존도가 커지게 됐다며 이익은 민간으로 이전되고 이에 따른 리스크와 책임은 정부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스타는 비록 이용객 숫자가 당초 예상에 크게 미달했지만 꾸준한 이익을 만들어냈다. 영국 정부는 지분 매각이 2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로스타의 나머지 지분은 프랑스 철도회사 SNCF와 벨기에 철도회사 SNCB가 각각 55%, 5%를 보유하고 있다. 유로스타는 프랑스, 벨기에, 영국 3개국 철도회사 합작으로 1994년 운행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승객 숫자는 1억5000만명을 넘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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