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기업 임직원의 은퇴설계 들여다보니...

[재취업]③지세근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장 인터뷰"오라는 데 많지만 실직 고통 예외 없어""중요한 것은 자존심이 아니라 자긍심...구직활동 적극 나서야"'100세 시대'다. 우리나라 평균 퇴직연령은 53세다. 은퇴 시기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거의 반백년 남은 수명을 감안하면 '희망 은퇴 연령'은 70세가 넘어선다. 따라서 100세 시대는 재취업시대인 셈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밀려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일자리 부족과 나이에 따른 사회적 차별, 직업능력 부재, 체면 등으로 재취업이 사실상 막혀 있다. 재취업의 비결은 없는 것일까? 아시아경제는 전문가와 성공 인생2막을 살고 있는 경험자들의 조언을 통해 재취업 성공 노하우와 정보를 소개하는 `재취업`시리즈를 시작한다.[편집자 주][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오는 2017년 1월부터 종업원 300명 이상 사업장은 퇴직자 대상 '전직서비스' 지원이 의무화된다. 따라서 중견기업 이상은 내년말까지는 관련조직 및 서비스 메뉴얼 등을 마련해야할 형편이다. 현재 전직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 현대차, 포스코, KT 등 손꼽는 정도다. 대부분 2010년 이후 서비스 전담부서가 설립됐다.지금으로서는 프로그램 개발 등 지원기법 축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구직 등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노후설계 등의 교육 활동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경우 2001년 전자레인지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계기로 '전직서비스' 전담센터가 운영돼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재취업 등 노후 대비 및 퇴직 이후의 고민은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 임직원이라고 해도 예외일 수 없다. 이와관련해 삼성전자가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재취업 등 퇴직자 지원 서비스는 여러 기업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프로그램은 공기관 중장년 일자리센터와 별반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15년동안 축적된 노하우 및 3500여개 회원사와의 네트워크가 센터의 자랑이다. 그간 경력센터는 총 4000여명의 재취업을 도왔다.

지세근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장

지세근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장(53, 사진) 역시 여타의 재취업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재취업 희망자들의 가져야할 자세로 "재취업 활동기간 중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한다"고 충고한다. 지 센터장은 2001년 삼성전자가 퇴직자들의 전직 지원을 센터 개설 당시부터 참여해 지금껏 회사 내 은퇴 인력의 재취업을 컨설하고 있다. 당시 지 센터장은 인력관리팀 차장으로 근무하며, 회사 내 퇴직자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퇴직 지원서비스 조직 구성을 제안해 현재의 경력컨설팅센터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 그런 만큼 그의 충고는 재취업 희망자들이 새겨볼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자존심이 아니라 자긍심이다. 퇴직하면 집밖을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퇴직은 사람에게 있어 노화처럼 자연스런 현상이다. 먼저 사람을 만나라. 일을 하고,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다."재취업 희망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가장 큰 문제는 '실직 상처'다. 또한 실직기간이 길어질수록 직무기술이 녹슨다는 점이다. 실례로 스웨덴의 한 연구 결과 1년간 실직상태일 경우 기본기능이 5% 쇠퇴한다. 이에 따른 낙담과 불안, 고통이 수반되면서 전혀 외부활동을 접는 경우가 많다. 지 센터장은 "경기가 안 좋아도 일자리 찾는 비법은 있다"며 "포기하지 말고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즉 일자리 찾기에 힘쓸수록 재취업 확률은 높아진다. 대개 재취업센터 등록해 최신 정보를 찾고, 인맥 활용, 재취업박람회 면접, 구직광고 탐색 등의 방식으로 구직활동을 전개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찾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재취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 누구든 거실에서 뒹굴며 TV나 보고 있다고 취업되지는 않는다. 구직사이트 역시 만능은 아니다. 봉사활동을 하고, 일당 받는 일이라도 꾸준히 전개한 사람이 먼저 취업한다는 결론이다. 지 센터장은 "재취업 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구직에 머물지 않고 사회봉사직 등도 주요 대상을 삼고 있다"며 "생애 설계가 돈만으로 이뤄지지 않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은퇴준비 교육 받는 삼성전자 예비퇴직자들

삼성전자 퇴직자의 경우 다른 기업의 퇴직자들과는 구직이 다소 용이한 게 특징이다. 삼성그룹 인사철에는 여러 중견기업의 스카웃 수요가 대거 몰려 정보기술(IT)업계가 술렁인다. 전문 인력 및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원하는 기업들이 많아서다. 그런 편에서 1등기업의 프리미엄이 존재하기는 하나 실직 고통이 없을 수는 없다. 경력센터에서는 전직지원 서비스로 경력 분석 및 설계, 이력서 작성, 면접 및 취업 후 업무 적응, 재취업, 창업 정보 제공 등을 실시한다. 또 개인별로 자기 진단, 심리진단, 경력 관리, 은퇴에 따른 재무·회계 설계 등을 지원하며 정년퇴직자를 위한 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지 센터장은 "우리 센터에서는 맨 처음 퇴직자들에게 일주일에 2회, 4주 과정으로 퇴직 이후의 삶과 노년의 인생설계를 돕고 있다"며 "일과 재산, 가족, 건강, 여가, 인간관계 등의 생애 영역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퇴직하면 누구나 생애 영역과 관련, 새롭게 재구성하고 재배치해야 한다. 퇴직 후 집에 돌아가 노년에 황혼이혼하거나 사회와의 단절, 개인적 좌절 등으로 고통스러워 한다. 지 센터장은 "삼성전자 임직원은 다른 회사 종사자보다 사회적 교제 범위가 좁다"며 "대개 입사 동기 등 회사 내의 인간관계가 가장 큰 부피를 지니고 있는데 퇴직하면 직업 상실, 역할 부재로 인한 고통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진행해온 전직지원 업무로 인해 내가 재취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은퇴 후 노하우를 살려 기업들의 전직서비스 개설 컨설팅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자신의 계획을 들려줬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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