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못낸 박근혜정부 2년 '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

체감경기 높이고 4대 구조개혁 성과내야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 앞서 신임 특보 및 수석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세종=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조슬기나 기자] 박근혜정부는 지난 2년간 잇따른 인사실패와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 세월호 참사와 국가재난 안전체계 부실,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에 발목을 잡히며 경제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통령과 국민 간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됐고, 주요 경제활성화 법안은 국회에 발목을 잡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는 29%(1월30일 한국갤럽)까지 추락했다. 집권3년차를 맞은 박 대통령은 올 하반기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다. 역대 정권들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가면서 곧바로 레임덕을 맞았다. 시간은 박 대통령 편이 아니다. 올해가 경제를 살리고, 국가개혁을 통한 중장기 경쟁력을 키울 마지막 '골든타임'이다.◆인사실패ㆍ세월호참사에 국정동력 꺾여= 지난해 2월25일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 창조경제 구현, 내수확대 등을 골자로 한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발표했다. 집권2년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경제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국정 동력이 꺼지고, 내수는 더욱 얼어붙었다. 정부의 위기대처 실패는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에 대한 공분을 키웠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으로 지명된 안대희, 문창근 두 후보의 연이은 낙마로 정 전 총리는 유임됐고, 정부의 구심점은 흔들렸다. 청와대는 인사실패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임되면서 '소통부재'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지난해 11월 말에는 정윤회씨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와대가 더욱 곤경에 빠졌다. 정씨가 박 대통령 측근 비서관 3인방 등 '십상시'와 국정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의혹은 '박지만-정윤회 권력암투설'로 번졌고, 김영한 당시 민정수석이 국회 출석을 거부한 '항명파동'으로 이어졌다. 올들어서는 연말정산 사태와 함께 건강보험료 개선안을 두고 정부가 말바꾸기를 거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지고 나서야 일부 개각, 청와대 개편과 함께 김 실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월 5일 국회 기재위에 출석, 주형환 1차관(오른쪽)과 문창용 세제실장(가운데)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제살리기 마지막 골든타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과 함께 내수활성화, 민생안정, 경제혁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초이노믹스'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내수활성화를 위한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국회에서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달성에도 실패하면서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사그라들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집권2년차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작년에 경제부문에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세월호 사태에 따라 경제가 기지개 켜다가 다시 추락하면서 소비나 투자가 위축돼 경제성장이 예상만큼 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더욱이 지난해 세수결손액이 사상 최대인 10조9000억원에 이르는 등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증세에 대한 찬반 논란도 커졌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연 3.8%를 목표로 세웠지만, 한국은행(연 3.4% 전망)과 민간의 전망에 비해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세입 부족은 불가피하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의 통과도 시급하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최우선과제로 꼽은 30건의 법안 가운데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11건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긍정적인 신호도 없지는 않다. 지난해 신설법인 수가 8만개를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엔젤 투자자가 2012년 대비 171%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고용률(15∼64세)은 지난해 65%대에 진입, 역대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지표의 개선이 체감경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등 4개 부문의 구조 개혁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박근혜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놨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라며 "공무원 연금개혁을 비롯한 공공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은 올해 꼭 이뤄야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집권3년차가 되면서 새롭게 내각을 출범했고 큰 선거도 없어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제대로 성과를 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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