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회항' 조현아 징역 1년, "언론이 저를 미워해…" 눈물의 반성문[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이 공개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 12부는 12일 선고 도중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재판부에 여섯 차례 제출한 반성문을 공개했다. 재판부가 반성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조 전 부사장은 눈물을 훔치며 어깨를 들썩였다. 조 전 부사장은 반성문에서 "모든 일이 제 탓이고 제가 정제도 없이 화를 표출해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김 승무원과 박 사무장에게 내리라 해 마치 그 비행기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 같은 모멸감을 줬다"고 적었다. 이어 "왜 화가 났는지는 변명이 될 수 없고 중요한 건 어린 김모 여승무원의 상처, 박창진 사무장의 모멸감"이라고 썼다. 반성문에서 조 전 부사장은 "(그날) 내가 화를 다스렸다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날 아무 일 없었더라면, 박 사무장이 언론에 말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이렇게 회사를 놓아버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구치소 안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전했다. "제가 여기 오지 않았더라면 낯선 이로부터 타인의 손길을 고맙게 여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 든다"며 "30일 동안 구치소에서 내게 주어진 건 두루마리 휴지와 수저, 비누, 내의 양말 두 켤레가 전부"라고 적었다. 또한 "물품 구매가 쉽지 않았는데 주위 분들이 샴푸와 린스를 빌려주고 과자도 내어주어 고마웠는데 더 고마웠던 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게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조 전 부사장은 구치소 동료들끼리 비빔국수를 특식으로 만들어 먹은 이야기를 적으면서 "스스럼없이 남들과 어울리고 옳고 그름이 분명하지만 나무라고도 빨리 잊는 화통한 상사가 되고 싶었다"며 "(구치소에서) 반성하고 타인에게 정을 베푸는 걸 아는 사람이 되고 있다"고도 썼다. 더불어 "언론이 저를 미워하고 제가 더 이상 같은 길을 갈 수 없음을 안다. 피해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저로 인한 상처들이 재빨리 낫기를 소망한다. 어떻게 해야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서울서부지법 형사 12부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인간의 자존감을 짓밟은 사건이라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초범이고 여론 악화로 고통을 받았으며 20개월 된 쌍둥이 아기의 어머니인 점, 대한항공에서도 관련자들의 정상 근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항공기 항로변경죄에 대해 재판부는 공로뿐 아니라 이륙 전 지상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고 보고 항공기 항로변경죄를 인정했다. 국내에서 항로변경죄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함께 기소된 여모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에 대해서는 징역 8월이, 김모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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